[사설] 정치테러,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어
[사설] 정치테러,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어
  • 경남일보
  • 승인 2024.01.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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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명백한 정치테러다. 지난 2일 오전 부산을 방문한 이 대표가 지지자를 가장한 괴한에게 피습됐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취재진 질문을 받던 중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치명상을 입었다. 천만다행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는 하나, 무방비 상태에서 치명상을 입은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빈다. 백주대낮에 제1야당 대표 피습사건이 벌어진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정치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수사기관은 진상과 공범·배후 여부를 철저히 밝히고 엄중 처벌해야 한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의도를 드러냈다. 대표 일정을 확인하고 흉기를 준비한 정황도 있는 만큼 범행 동기와 목적, 공모 여부 등 사건 전모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동시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 행사와 유세장 안전, 정치인 신변보호 대책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총선을 불과 석 달 앞둔 상황에서 극단적인 정치테러가 벌어진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양극단으로 치닫는 현실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선거일이 가까워지고 가열될수록 유사한 사례가 돌출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폭력으로 간주하고 막아야 한다. 구성원 모두 규탄 목소리를 높여 잠재적 테러범의 무도한 행동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특정인의 돌출행동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본질을 외면하는 일이다. 극단적인 팬덤과 증오·분노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현실정치가 배후에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과 대중선동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권력만 쟁취하려는 오늘날 정치풍토와 결코 무관치 않다. 정치권은 신중한 자세로 사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 정치테러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결코 안 된다. 또 다른 테러를 낳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어떤 정치테러도 발붙일 수 없도록 성숙한 정치문화를 만드는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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