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만 은하수초등학교장
아침 신문을 읽다가 ‘챗GPT로 생기부 쓴다’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Chat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회사인 오픈AI가 만든 채팅 로봇이다. 2022년 12월 GPT-3.5 기반으로 개발된 ChatGPT의 베타버전이 일반에 공개된 이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변화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의 일상 속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래교육을 논함에 있어서도 인공지능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연말이 되면 교사들은 1년동안 가르친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 작성으로 바빠진다. 생기부는 초·중등교육법 제25조에 의거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人性)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해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적 및 학적사항, 출결상황,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교과학습 발달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관리해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과정, 수업, 평가, 기록의 과정에서 발현된다. 챗GPT를 활용하는 교사들은 자신의 평가를 바탕으로 챗GPT를 사용하고, 최종 문구는 다듬어 기록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심지어 필자가 인공지능 챗봇에 “챗GPT로 생기부 쓰는 것이 옳은가?” 질문해 보아도 생기부 작성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관련기관의 지침을 따르는 게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매어 쓸 수는 없다. 또 마냥 편리하다고 교사의 전문성과 자존심마저 AI에게 내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떠오른다. 수업은 교사에게 생기부는 AI에게는 아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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