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집 나간 암송아지 보름 수색 끝 발견

축사 탈출에 80대 노부부 ‘발동동’
합천축협·소방 등 드론 동원 추격

애지중지 키우던 송아지를 잃어버렸다가 보름 만에 다시 찾은 80대 노부부의 사연이 최근 알려져 화제다.

7일 합천축협에 따르면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 마을에 사는 부부 김모(84) 씨와 권모(80) 씨는 지난달 21일 새벽 3시께 축사 문을 열었으나 키우던 송아지가 달아나 버렸다.

노 부부가 송아지를 우시장에 내다 팔 요량이었으나 어쩐일인지 송아지는 축사를 빠져 나와 도망을 가버린 것이다.

탈출한 송아지는 오는 11일 시장에 팔기로 한 녀석이다.

남편 김씨와 함께 있던 운송 차량 기사가 서둘러 쫓아갔지만 멀리 달아난 녀석을 잡지 못했다.

김씨는 이 사실을 합천축협에 알렸고, 축협은 2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축협 측은 소방당국과 협업해 드론을 띄워 황매산 인근에 있는 암송아지를 찾았지만, 현장에 달려갔을 때 암송아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이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계속됐지만 이 송아지는 잡히지 않았다.

할머니 권씨는 송아지를 딸로 비유하며 “우리 딸 찾아야 한다”며 수색하는 내내 애를 태웠다.

혹여 한파에 송아지가 아프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좀처럼 잡히지 않던 녀석을 찾은 건 지난 4일 오후. 김씨 축사에서 산 너머 약 1㎞ 떨어진 이웃 축사에서 송아지가 발견됐다.

생포 작전에 참여한 김태옥 합천축협 팀장 등은 이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수의사를 동원했고 마취총을 이용해 마침내 송아지를 생포할 수 있었다.

약 보름 만에 만난 송아지는 야윈 상태였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

이후 구충제와 고단위 수액 영양제를 맞은 송아지는 김씨 부부로 무사히 인계됐다.

김태옥 축협 팀장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추운 날씨에 송아지를 정말 애타게 기다렸는데 이렇게 찾는 데 도움을 줘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80대 부부는 어렵게 찾은 이 송아지를 당분간 팔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홍기자·일부연합

합천축협 직원들이 보름만에 찾은 송아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태옥 합천축협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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