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초 정명수 100주년 기념사업회, 추모집 발간
은초 정명수 100주년 기념사업회, 추모집 발간
  • 백지영
  • 승인 2024.01.0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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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초와 비봉루’…오늘 진주 포시즌서 발간 기념회
진주를 대표하는 선비, 은초 정명수 선생의 제자들이 15년에 걸친 오랜 담금질 끝에 그를 기리는 추모집을 펴내 눈길을 끈다.

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6시 진주 칠암동 포시즌 오차드홀에서 은초 정명수 선생 추모집 ‘은초와 비봉루’ 발간 기념회를 개최한다. 발간 기념회는 발간사·축사·축시 낭송 등으로 이뤄진다. 낭송 시로는 이번 책에 수록되기도 한, 소심 김정희 한국시조문학관장의 은초 선생 추모 시조 ‘학(鶴)처럼 사신 님’이 준비돼 그 의미를 더한다.

이번에 발간된 ‘은초와 비봉루’는 은초 정명수 선생을 진주의 문화적 자산으로 가꾸고 영적인 인연을 기리기 위한 책이다.

제목 속 비봉루는 은초 선생이 90 평생을 ‘숨어사는 나무꾼’을 자칭하며 고고한 학처럼 지냈던 곳이다. 해방 후 모일 곳이 없던 시절, 은초 선생이 기거하던 진주 비봉산 비봉루는 오재봉 선생이 머물던 의곡사와 함께 지역 문인들의 사랑방이었다. 6·25로 촉석루가 불탔을 때는 개천예술제 시상식을 비봉루에서 하는 등 그야말로 진주 문화의 산실이었다.

책은 은초 선생의 연보와 그의 작품 활동을 소개한 데 이어 추모시·산문·기고문·구술·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조명한다.

책을 펴낸 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지난 2008년 김장호·박명숙·박원제·서양중·윤관석·전영애 등 은초 선생의 제자들이 ㈔진주문화사랑모임과 손잡고 조직한 단체다. 이듬해 은초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전과 유묵집 발간, 서학술 대회, 추모비 건립, 은초와 비봉루 책자 발간 등을 기획했다.

전국을 떠돌며 수집한 작품들로 전시와 유묵집 발간은 당초 계획대로 마쳤으나, 추모비 건립과 당초 2010년을 목표로 했던 추모집 ‘은초와 비봉루’ 발간은 시간·원고·예산 부족으로 하염없이 미뤄졌다.

가장 큰 어려움은 원고 문제였다. 선생이 탄생한 지 이미 한 세기가 지난 시점, 그가 교유했던 이들 상당수가 작고한 만큼 글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은초 선생의 삼남인 화정 정인화 선생이 영면에 들고, 선생에 추모 시를 바친 박노정 시인도 별세하는 등 주변의 이들이 하나둘 스러져 갔다.

기념사업회 역시 최고령 리영달(91) 회장부터 막내인 김장호(61) 사무국장까지 모두 인생의 황혼기를 걷고 있는 이들로 구성된 만큼 더는 내일만 기약하고 있을 수 없었다.

김장호 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선생과 인연이 있던 이들에게 편지로 원고를 청해도 대부분 연로한 어르신들이다 보니 쉽지만은 않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일념으로 책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영달 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은 “이번 사업을 기회로 진주 사람들은 비봉루로 대표되는 은초의 선비 정신과 예술 세계를 후세에 길이 물려줄 문화적 자산으로 가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은초 선생은 1909년 진주에서 태어나 2001년 타계할 때까지 고고한 학의 기풍을 간직한 선비로 꼽힌다. 7세 때 붓을 처음 잡은 그는 30세 때인 1939년 당시 추사체의 대가였던 성파 하동주의 문하에서 서예를 사사해 진주성 촉석루의 남장대·서장대, 해인사의 해탈문 주련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세상을 뜰 때까지 18대조인 포은 정몽주의 숨결이 밴 비봉루에서 후학을 지도한 대표적 서예가였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은초 정명수 선생. 사진=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은초 정명수 선생. 사진=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은초 정명수 선생. 사진=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은초 정명수 선생. 사진=은초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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