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다 죽는다” 한-에콰도르 경제협정 체결 비난
“화훼농가 다 죽는다” 한-에콰도르 경제협정 체결 비난
  • 박준언
  • 승인 2024.01.0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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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화훼농가, 국회 비준 반대…근본적 해결책 요구
정부-에콰도르 간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체결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게 된 부산경남 화훼 농가들이 SECA체결을 비난하며 국회 비준 반대와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11일 에콰도르와 우리나라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 측은 92.8%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에 합의했다.

부산경남화훼생산지연합회와 김해대동화훼작목회 등 11개 단체는 8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화훼생산 농가 생산면적과 생산량은 20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인건비와 자재비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미 농가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에콰도르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화훼 농가를 죽이려 하고 있다” 비난했다.

이들은 “대동에서 거베라 농사를 짓는 한 농가는 자식같은 거베라를 갈아엎고 카네이션 농가는 사실상 폐농 수준이며, 국화는 지난해만 1억 7000만송이, 10년 전과 비교해 60배가 넘게 수입이 증가했다”며 “특히 최근 SECA를 체결한 에콰도르는 수출 절화 중 장미가 75%를 차지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부의 태도는 화훼농가 편이 아니었다. 2023년 3월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도 농림축산식품부 반대로 국회 소위원회 계류 중이고 한국 콜럼비아 FTA, 한국과 중국 FTA, 한국과 베트남 FTA의 사례에서 정부는 화훼농가에서 희생만을 강요하는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농가들은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한국-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정으로 인한 농가피해 조사와 보상 등 근본적인 해결책 등을 요구했다.

전국 화훼생산 농가는 약 3000여 가구다. 이중 부산경남 화훼농가는 700여 세대로 전국 화훼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절기에는 전국에서 화훼 생산량 80%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 농가에서 생산된 장미 1묶음(10송이)은 자재비, 기름값, 인건비 등을 포함해 현재 7000~8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값싼 노동력과 기후 등을 이용해 질 좋은 장미를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유통 가격도 3000원선에서 거래돼 국내 화훼농가는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불리하다. 국내 화훼산업은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수입 절화류가 수출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경남 화훼농가들은 SECA 체결에 항의하는 뜻으로 오는 11일 대동면에서 장미, 국화, 거베라 각 400단을 폐기하는 시위를 벌이고 22일에는 국회 앞, 26일에는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박준언기자



 
부산경남 화훼농가들이 8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부-에콰도르 간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체결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화훼농가 살려달라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과 부산지역 화훼 농민들로 구성된 부산·경남 화훼생산자 연합회가 8일 경남 김해시청 앞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꽃 수입에 반대하고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2024.1.8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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