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지수초등학교와 ‘인더스트리 5.0’
[경일춘추]지수초등학교와 ‘인더스트리 5.0’
  • 경남일보
  • 승인 2024.01.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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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사)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협회장
김영우 (사)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협회장


진주시 지수면에는 지수초등학교가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2009년 폐교가 됐지만 남아 있는 소나무처럼 진주사람의 자긍심이 가득하다. 이 작은 학교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삼성의 이병철 회장, LG의 구인회 회장이 동급생으로 다녔다는 것에서 시작됐다. 또한 GS 허만정 창업주, 효성의 조홍제 회장도 학교와 인연이 깊고, 수많은 경영인들을 배출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학교가 자리한 지수면 승산마을은 뛰어난 풍광과 기름진 땅으로 만석꾼 2명과 천석꾼이 10명 이상이 살았던 부촌이었다. 하지만 유독 이 마을에서 굴지의 대기업 창업주와 수많은 경영인들을 배출한 것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근대화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은 협력을 중시했고, 제조업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여기에 집중한 것에서 요인을 찾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 학교 출신 경영인들은 단순한 유통보다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제품의 생산·유통·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이를 대규모의 산업자본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공통점은 인재를 강조한 삼성, 인화의 LG, 창조의 효성이라는 ‘사람 중심 경영’을 추구한 것이다. 이는 최근 세계적인 흐름이 되고 있는 사람 중심의 ‘인더스트리 5.0’과 맥을 같이 한다.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기에 기업도 사람을 중심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철학을 이 학교에서 배웠을 것이다.

진주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본사가 있다. 중진공의 큰 역할은 정책자금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의 육성과 기업가정신 함양에 있다. 이에 걸맞게 중진공은 진주시와 함께 지수초등학교의 옛 부지를 활용해 K-기업가정신센터를 운영 중이다.

진주 출신 기업인들이 사람 중심의 경영을 추구했던 K-기업가정신의 발원지에서 이를 고양하기 위한 센터의 운영은 대단히 의미가 깊다.

설립 첫해인 2021년 센터는 이미 2000명 이상, 작년에는 3500명에게 기업가 정신을 교육했다. 센터의 노력으로 진주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 지역 출신 기업가들의 창업·스케일업·글로벌화·기업승계의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는 세계적인 K-기업가정신의 허브(Hub)가 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진주와 센터에 방문해 K-기업가정신이 글로벌로 확산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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