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언 창원총국 취재부
성경에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은밀하게 하라’는 구절이 있다. 불교에서는 ‘내가 남을 도왔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라’했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선행’을 강조한다. 그러나 선행을 조용하게 하라는 뜻은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함이 자칫 ‘자만심’으로 자라 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이를 경계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일반 대중은 굳이 선행을 숨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남모르게 실천하는 선행이 ‘아름다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새해부터 유명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연예인 기부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최근에는 참여하는 연예인이 늘고 형태도 다양하다. 과거와 달리 금액은 물론 동기와 기부처 등을 밝히며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을 돕는 일은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다.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이에게 나누어 준다는 것은 여간 큰마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동기가 무엇이고 남이 알면 어떤가. 내가 나눈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마음 속에 신년 계획 하나쯤은 세웠을 것이다. 그 계획에 ‘나눔 실천’ 하나를 더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 크든 작든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면 된다. 내 것을 주는데 오히려 내게 행복함이 찾아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지난해보다 헌혈을 한 번이라도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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