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경상남도 사천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기 위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우주항공청법)이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주항공청을 사천에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시점으로 보면 20개월, 법안 제출 시기로부터는 9개월 만이다.
‘우주항공·방산 글로컬 허브대학 GNU’라는 비전으로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청법 제정을 환영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 온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지역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법률이 제정됐으므로 우주항공청 개청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경남도와 사천시가 법률 제정에 대비해 우주항공청 개청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이 앞으로 경남도와 경상국립대에 미칠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첫째, 우주항공청은 경남도의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인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강력하게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경남은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에서 기업체 및 종사자 수, 매출액의 약 2/3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우주항공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미래 산업이다.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경남은 더욱 크고 강한 우주항공 클러스터를 갖게 될 것이다.
둘째, 우주항공 분야를 특성화해 집중 육성해온 경상국립대에도 든든한 우군이다. 경상국립대가 글로컬대학 사업에 ‘우주항공·방산’ 분야를 선정한 5가지 이유 중의 첫 번째가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이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관련 정책수립, 연구개발, 인력양성, 국제협력 등의 컨트롤 타워이다. 경상국립대의 연구·교육·산학협력 역량은 우주항공청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데 상호 동반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우주항공 관련 정책수립,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에서는 경상국립대에 많은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우주항공 분야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목표 달성 가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 줄 것이다. 젊은 학생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우주항공 7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이들은 왜 우리나라에 미국의 나사(NASA)와 같은 정부 기구가 없는지 궁금해 한다. 심지어 우주항공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하기를 망설이는 학생도 있었다. 이제 그 모든 의구심과 우려가 불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주항공청법은 자신의 꿈을 우주항공으로 선택하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나침판이 될 것이다.
넷째, 우주항공청은 우주 항공 관련 기관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을 비롯해 진주 경남혁신도시의 국방기술품질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세라믹기술원, 창원시에 위치한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등 많은 연구 및 관련 기관들이 우주항공 분야의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존재는 경상국립대와 함께 이들 연구기관의 정보공유와 협력이 확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도는 2023년 8월에 달 남극에 탐사선을 착륙시켰고, 중국은 2026년에 달 남극에 탐사선을 착륙시킬 것이라고 한다. NASA는 달에 거주 가능한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선진국과 협력하고 경쟁해야 한다. 경남도, 사천시, 진주시 등 대한민국의 우주항공 관련 지·산·학·연·관·군은 협력과 상생의 우주항공 생태계를 조성하고, 우주항공청은 경상국립대와 함께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해 9월 초 사천시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국회 통과 촉구 범도민 궐기대회’에서 한 말을 반복하고 싶다. “우주항공에는 여야가 없다. 진보도 보수도 없다. 이념의 대립이 없다. 지역도 없다. 우주항공에는 우리들의 꿈이 있고 미래가 있고,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익이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 통과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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