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모 논설위원
요즘 같은 한겨울 채소로는 시금치가 으뜸일 터. 풍부한 영양가 얘긴 제쳐두고 우선 맛이 좋다. 겨울 시금치의 바알간 뿌리 쪽 그 단맛! 설탕 쳐서 무친 단맛과 같을 리 없다. 그저 들큰하다고밖엔 더 좋은 말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겨울 이미지는 언제나 고향집 시금치 나물로 온다. 어린 날 텃밭서 도려다 데친 겨울 시금치 맛의 기억인 거다.
▶시금치는 파릉(파稜) 또는 파사채(波斯菜)라 한다. 둘 다 원산지 페르샤(이란)의 음사다. 한나라 때는 뿌리가 붉어 적근채(赤根菜)로도 적었다. 이의 한어 발음이 ‘치근차이(chi gen cai)’다. 이를 우리나라에선 시근채(時根菜)라 했던 흔적이 16세기 문헌 훈몽자회에 남아 있다. 이 시근채가 음운 변화를 거쳐 시금치로 굳었다고 본다.
▶겨울 시금치는 영상 영하를 오르내리는 기온에 얼었다 녹기를 거듭하며 노지에서 자란다. 서리 허옇게 맞아가면서 땅에 붙다시피 한 잎이 옆으로 둥그레 퍼져 로제트(rosette) 상태가 된 게 재래종이다. 그것의 맛이 우리네 혀에 친숙한 토종 시금치 맛일 터. 우리나라 어디서든 겨울 시금치를 먹을 수 있었지만 오늘날은 그리 흔치도 않다.
▶섬지방 칼바람 때문인지 예부터 남해 시금치 명성이 드높았다. 당도가 귤에 버금가는 14브릭스쯤 된단다. 몇 해 전엔 보물초란 브랜드명을 얻었다. 이번 겨울도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2일까지 수도권 여러 대형 유통점에서 보물초 특판 행사를 벌이는 중이다. 그래 생각이 닿는지라 시금치에 관해 몇 마디 끼적이며 미각의 향수에 젖는다. 정재모 논설위원
▶시금치는 파릉(파稜) 또는 파사채(波斯菜)라 한다. 둘 다 원산지 페르샤(이란)의 음사다. 한나라 때는 뿌리가 붉어 적근채(赤根菜)로도 적었다. 이의 한어 발음이 ‘치근차이(chi gen cai)’다. 이를 우리나라에선 시근채(時根菜)라 했던 흔적이 16세기 문헌 훈몽자회에 남아 있다. 이 시근채가 음운 변화를 거쳐 시금치로 굳었다고 본다.
▶겨울 시금치는 영상 영하를 오르내리는 기온에 얼었다 녹기를 거듭하며 노지에서 자란다. 서리 허옇게 맞아가면서 땅에 붙다시피 한 잎이 옆으로 둥그레 퍼져 로제트(rosette) 상태가 된 게 재래종이다. 그것의 맛이 우리네 혀에 친숙한 토종 시금치 맛일 터. 우리나라 어디서든 겨울 시금치를 먹을 수 있었지만 오늘날은 그리 흔치도 않다.
▶섬지방 칼바람 때문인지 예부터 남해 시금치 명성이 드높았다. 당도가 귤에 버금가는 14브릭스쯤 된단다. 몇 해 전엔 보물초란 브랜드명을 얻었다. 이번 겨울도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2일까지 수도권 여러 대형 유통점에서 보물초 특판 행사를 벌이는 중이다. 그래 생각이 닿는지라 시금치에 관해 몇 마디 끼적이며 미각의 향수에 젖는다. 정재모 논설위원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