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성난 사람들’
[천왕봉]‘성난 사람들’
  • 경남일보
  • 승인 2024.01.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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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이 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 시상식을 휩쓸었다.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 초이스 4관왕에 이어 에미에서 8관왕에 올랐다. 스티븐 연을 포함한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했고, 제작·연출·극본을 맡은 이성진 감독도 한국계라 관심이 쏠린다.

▶‘성난 사람들’은 현대인의 감추어진 분노지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사소한 사고를 참지 못하고 난폭운전을 하면서 이상한 집착으로 상대방의 신상을 추적해 사생결단의 복수전을 벌이다 결국 파국을 자초하는 남녀의 이야기다. 끊임없이 서로에게 분노와 증오의 이유를 찾는 게 삶은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분노와 증오가 넘치는 세상, 무엇이 사람들을 성나게 만들까. 드라마처럼 보복운전이나 층간소음은 범죄로 이어지고, 잘못된 정보 가짜뉴스는 혐오 확증편향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극도의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다. 정치권은 틈새를 놓칠세라 표계산 도구로 분노와 증오를 조장하고 있으니 말세란 표현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상대편을 향한 혐오와 적개심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다양한 버전으로 등장한다. 급기야 맹목적 확증편향이 부른 정치테러가 발생했는데도 종지부는커녕 오히려 실체 없는 의혹제기로 갈등과 증오를 부채질하는데 혈안이다. 내편 결집용 갈등조장은 ‘성난 사람들’을 양산하는 진원지다. 국민을 성나게 만드는 증오의 정치를 청산할 새로운 정치세력은 요원할까.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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