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고려대장경 판각지 남해, 관광브랜드로 키워야
[현장칼럼]고려대장경 판각지 남해, 관광브랜드로 키워야
  • 김윤관
  • 승인 2024.01.1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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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관 서부취재본부(사천·남해·하동) 국장
김윤관 서부취재본부(사천·남해·하동) 국장


남해군 고현면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고려대장경 판각지로 인정받고 있다.

남해군은 고려대장경 판각지임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먼저 고현면 일대를 지표, 시·발굴조사를 실시해 고려대장경이 남해에서 판각됐다는 증거가 잇따라 발굴됐다. 발굴 현장에서 대장경 판각 시기인 12~13세기 자기와 화폐, 은병 등이 출토됐다. 판각 작업을 주도한 고려분사도감이 남해에 있었고, 대장경 제작을 지휘한 정안이 남해에 절을 세웠다는 기록도 확인돼 남해가 판각지였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에 각계의 전문가를 초청해 여러차례에 걸쳐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그 결과 고현면 일대 선원사지와 백련암지가 고려대장경 판각지로 인정받아 지난 2017년 경남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남해군은 최근 고려대장경 판각지가 남해임을 홍보하고 판각지 성역화 사업 기반 조성을 위한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을 남해에서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고려대장경 판각지는 남해’라는 인식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고 고려대장경 세계기록유산 복원사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 불교기록문화유산의 권위자인 박상국 동국대 석좌교수가 ‘고려대장경 판각 진실’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고려대장경판은 남해에서 판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해는 대장경을 판각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동국대 이사장을 역임한 법산스님 주재하에 ‘세계기록유산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비전 제시’라는 주제로 종합토론을 펼쳤다.

심포지엄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고려대장경의 과거와 현재의 역할과 의미를 규명하고, 나아가 남해군의 ‘고려대장경 판각지’를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산실로 도약시키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남해군은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 개최를 계기로 고현면 일대 고려대장경 판각지를 중심으로 대장경 판각문화센터 건립을 비롯한 판각공원, 판각테마길 등과 함께 대장경 문화마을을 조성하고, 해인사팔만대장경 목판인쇄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남해대장도감 등 목판인쇄문화를 복원해 고려대장경 판각지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려대장경은 정보와 지식을 망라한 기록문화의 정수이며 인류문화를 혁신한 목판인쇄문화의 산증인이다. 현존하는 세계의 대장경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일 뿐 아니라, 체재와 내용에 있어서 가장 완벽한 대장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해군이 대장경 판각지로서의 확고한 정체성을 확보하려면 우선적으로 경판을 새기는 판각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역사기록을 연구하고 유적지 발굴조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하는 것도 당연히 해나가야 하지만 사라져가는 전통기능을 회복하고 전수해야 명실상부한 대장경 판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대장경 판각은 목공과 제지, 서예와 서각, 인쇄와 제본 등 목판인쇄문화를 총괄하고 있다. 그리고 금속공예, 나전칠기, 옻칠공예, 천연염색 등 여러 전통공예와도 연관되어있다. 800여 년 전 대장경을 만들었던 곳인 남해에서 목판인쇄문화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남해대장도감’을 복원해 이를 관광자원화해 나가야할 것이다.

남해군은 세계 유네스코 등록 문화재인 ‘고려대장경’ 판각지 복원을 통한 역사 문화 체험형 관광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글로벌 문화관광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관광자원화 사업을 서둘러야 할 때가 됐다. ‘고려대장경 판각지’를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산실로 도약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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