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경 진주교대 교수
행복은 과연 무엇인가? 갓난 아이 때의 천사 같은 표정을 이루는 그 어떤 동기인가? 객관적 성공을 이루거나 일이 성취됐을 때 마음 속에 뿌듯하게 차오르는 그 무엇인가?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건강하면 더 이상의 행복추구는 없는 것일까?
어떤 환경에서 자라든 행복이란 느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어떤 기대를 이뤘을 때 행복이란 것을 느낀다. 경제력에 따라 요구되는 기대치도 커진다. 아예 경제적인 부분이 어렵다면 먹고 입는 등의 기본요건만 충족되면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이후에는 더 큰 평수의 집에서 살고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 결혼해 건강하게 잘 사는 것, 경제력이 풍족한 이들조차도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를 계속 생각한다.
이는 끝없는 요구이다. 한 번 좋은 일이 생기면 순간은 행복하다고 착각하지만 나중에는 더 큰 강도의 행복이라는 것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좀 더 나은 것, 좀 더 나은 장소, 좀 더 나은 직장, 학교 등등. 이것은 우리가 행복이라 착각하는 쾌락과 성취감 정도이다. 본능적 행복도 있지만 이는 아이가 우유를 먹고 나서 포만감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동양에서는 이상적 행복이나 그 어떤 운 개념보다는 일상의 행복, 하루하루 나날의 행복을 만끽하고 굳이 산 정상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산 아래나 중턱에서 유유자적하며 새소리, 나무 하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순간의 행복을 느끼고자 했다. 노·장자 사상이나 불교 등의 동양 철학을 관통하는 행복관은 있는 그대로의 사물 그 자체를 보고 느끼고 그 안에서 우주를 보는 즐거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누구와의 비교, 다른 사물들과 자신 소유의 비교에서 비롯된 더 나은 것으로의 추구는 끝이 없다. 행복은 그 어떤 것과의 비교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마음 안에 행복의 파랑새, 그것이 ‘불성’일 수도 ‘도’일 수도 있고 ‘신’일수도 있다. 또 우리가 이미 이를 지니고 있음에도 잘 알지 못한다.
행복에 대한 본능 저편에는 욕심과 욕구가 도사리고 있지만 내가 느끼고자 하는 자유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은 그런 것들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오아시스는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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