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2024년 수출이 증가하려면
[경일포럼]2024년 수출이 증가하려면
  • 경남일보
  • 승인 2024.01.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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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예리 경상국립대 교수
류예리 경상국립대 교수

 

작년 4분기에 우리나라 수출은 회복 기미를 조금씩 보였다. 10월 들어 월간 수출액이 1년 2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등했다. 11월에는 대중국 수출 감소세가 약화되는 반면, 미국, 아세안 국가, 일본 등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 수출효자 상품인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반도체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해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하는데 일등 공신이었다. 지난 4분기 월간 수출액은 연속 3개월 증가했으며, 특히 12월 수출액은 576억 달러로 월간 수출액 기록을 갱신했다. 1-3분기 수출 부진으로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7.5% 감소했으나, 4분기 5%대 증가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 전망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12월 우리 수출이 월간 기준 최대 수출, 최대폭 무역수지 흑자, 반도체 수출 기록 ‘트리플 신기록’을 달성했고, 2024년에는 연간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1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중견기업 4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6%가 금년도 수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27%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확대 전망의 근거로 경기회복(38.8%)과 신규 진출 수출시장 진출(35.0%)을 들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 기준 2023년 경남의 수출액은 420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5% 증가했다. 경남의 수출 증가율은 전국 시도 중 1위를 기록한 것이며, 우리나라 전체 수출 7.5% 감소와 대비된다. 경남의 수출 주력산업은 선박, 자동차, 방산제품 등이다. 특히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함께,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방산 분야 수출도 호조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 증가세를 뒤덮을 수 있는 국제해상 물류가 초크포인트(급소)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기간의 가뭄으로 수량 부족에 시달려온 파나마 운하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후티 예멘 반군의 홍해 지역 상선에 대한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의 물동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세계 해상 물동량의 10%를 담당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단거리로 잇는 홍해 우회로인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선박을 우회하는 경우 7-10일 동안 무려 5000 킬로미터를 더 항해해야 한다.

아직 수출 선박과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정부에서는 상황 악화에 대비하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양수산부와 협력하여 국제물류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추가 선편을 확보하고, 해상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위해 중소기업 전용 선적공간 400TEU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출비용 인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코트라는 수출물류 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세계 12위(2022년) 경제국가이지만, 내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는 해외 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와 대비되는 경제안보 통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만 다양한 형태의 공급망 교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는 경제안보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립해 왔고, 크고 작은 공급망 위기로부터 국민경제를 지켜냈다. 하지만, 아직도 지방정부에서는 중앙정부의 경제안보 정책을 이행할 태세가 부족하다. 전국 각지에 산재되어 있는 국가산업단지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경제안보 지원은 지방정부에서 챙겨야 한다. 이들 중소기업의 수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올해 정부가 설정한 수출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경제안보 협업이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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