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소목 명품화 간담회 "길드 같은 조직 부흥해야"
진주 소목 명품화 간담회 "길드 같은 조직 부흥해야"
  • 백지영
  • 승인 2024.01.22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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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전통 현대화 노력·명장 제도 등도 강조

진주 소목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지역 내 소목장들이 체계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주체적인 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진주시는 22일 오후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진주 소목 명품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021년과 2023년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를 이끈 조일상 예술감독의 제안에 진주시가 화답하면서 마련됐다.

지난해 4만 5000명이 다녀간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를 통해 확인한 진주 소목의 가능성을 되짚어 보고 부흥에 힘쓰자는 데 양측이 공감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진주 소목장(小木匠)과 지역 공예인, 전문가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주 소목 Today’s Heritage(오늘의 유산)’라는 부제로 열렸다.

소목장(小木匠)은 건물의 창호·목기·장롱·궤·경대·책상·문갑 등 목가구를 제작하는 장인을 일컫는 말이다. 진주 소목은 지리산의 고품질 목재 수급과 꾸준한 작품 수요·공급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받아 왔지만, 그 명성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열악한 경제적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간담회에서 ‘진주 소목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일상 예술감독은 진주 소목 부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했다.

진주지역 소목장이 구가하는 우수한 기술을 기본으로 △합리적 가격 △전문적 홍보 △명장 제도 △지속성 등 5가지 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봤다. 이를 뒷받침할 진주시의 지원도 강조했다.

조 예술감독은 “많은 소목장이 힘든 여건과 비싼 재료 등으로 다음 세대까지 소목이 이어질지 의문을 품고 있겠지만 저는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이를 위한 진주 소목 부흥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유럽의 길드 같은 일종의 소목장 조직 구성을 꼽았다.

전통 계승을 위한 지자체의 지원만 바라보기 보다는, 전통 공예 정신을 바탕으로 소목장의 소통과 협력을 이끄는 자신들만의 조직을 만들고 주체적인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진주는 소목 6명이 생존해 작품 활동 중인 만큼, 단순 친목 모임을 넘어 회장·간사·총무 등을 둔 체계적인 조직을 만들고 다각적인 행보를 펼쳐야 한다고 했다.

조 예술감독은 “공동체적 관점에서 공예·유통·경영 전문가를 초청한 특강·자문·토론에 나서야 한다”며 “소목장 조직이 주체가 돼 다양한 행보에 나서되 지자체는 후원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짚었다.

이러한 조직을 중심으로 자체 전시회를 개최하고 소목 인재 교육, 소목 접근성 강화 등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의 현대화를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박서보·이우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 거장들이 벽지나 바닥재 색상 등 실내 장식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관심을 두고 회화 작품을 그리는 점을 소개하며, 소목 역시 곁에 걸릴 현대 미술 트렌드가 어떤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소목이 현대 공간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전통적 재료·기법·마감은 유지하되 크기·비례·쓰임 등 조형적·디자인적 고찰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트렌드 연구를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과 재료, 전통을 조합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예술감독에 앞서 발표에 나선 김미희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전문큐레이터는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자체 평가와 함께 관람객·도슨트·전문가 의견을 제시했다. 전북 전주 공예상품 브랜드인 ‘전주 온(Onn)’과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까시나(Cassina)’ 등 진주 소목 브랜드화를 위한 국내외 참고 사례도 소개했다.

백지영기자

 

22일 오후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진주소목 명품화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김미희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전문큐레이터가 주제 발표에 나서고 있다. 백지영기자
22일 오후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진주소목 명품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조일상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백지영기자
22일 오후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진주소목 명품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여한 조일상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진주소목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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