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우주항공청과 지역균형발전
[경일포럼]우주항공청과 지역균형발전
  • 경남일보
  • 승인 2024.01.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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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2024년 1월 9일 늦은 오후, 그 동안 애타게 기다렸던 우주항공특별법이 마침내 통과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난해 4월에 국회로 넘어간 지 9개월 만이다. 그런데 이 순간 내 머리에는 대통령 한 명이 스쳐지나간다. 바로 고 노무현 대통령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와 공과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노 대통령의 공을 한 가지만 들라면 서슴없이 혁신도시국책 사업을 들고 싶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2월 25일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대선 공약으로 혁신도시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임기 막바지 2007년 1월 11일에 혁신도시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이 역사적 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나라 면적의 11%에 전체 인구의 50%가 살고 있는 수도권 중심의 비대칭적 비균형적 발전에 칼을 든 것이다. 정부청사는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은 전국 각 지역에 혁신도시라는 이름으로 흩었다. 서울에서 편하게 안주해 왔던 수많은 공공기관 임직원과 가족들의 반발은 예상대로 드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강한 의지와 추진력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이루어 냈던 것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차별받고 초라하게 쪼그라들며 억울하게 살아왔던 지방에 활기를 불어 넣는 역사적 대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 뒤를 이은 대통령들은 노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

대통령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차질없이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은 번듯하게 했으나 지금까지 한 일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만한 뚝심과 강단이 있는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공공기관의 눈치와 표만 보고 국민을 속여왔던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지역의 발전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지속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지방이 쇠망하면 그 영향은 바로 수도권으로 쓰나미처럼 밀려 올라간다. 따라서 2차 3차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 

농협과 수협 중앙회가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고 대기업 본사들이 모두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 금융사 본사도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 현대 본사는 울산으로 가야 하고 삼성 본사도 지방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SK, LG, 롯데 등 대기업 본사나 계열사들을 지방에 건설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에서는 기업과 공공기관의 유치에 물불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들어오기를 희망하는 기관과 기업에는 지원할 수 있는 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게 지방이 사는 길이고 나라가 사는 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천 우주항공청설립 유치 확정은 그 동안 침체했던 지역균형발전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크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더구나 여야 극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공약 하나가 이루어지는 쾌거라 할 수 있다.

경남과 진주, 사천은 이번 우주항공청 설립으로 경남이 되살아나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천우신조로 여겨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머물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후속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하고 빠른 시일 안에 우주항공복합도시특별법이 통과되어 사천이 명실상부한 한국, 나아가 세계의 우주항공도시, 한국의 나사(NASA)로 거듭 나아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윤 정부는 앞 정부에서 미적거리고 하지 못한 2차 3차 공공기관 이전을 비롯해 지역균형발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 정부가 역사적으로 위대한 대업적을 남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윤 대통령의 신뢰와 추진력을 믿는다면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공약도 잘 이행하리라 기대해 본다. 이번 사천 우주항공청특별법 국회 통과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 환영하고 기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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