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청담동 동물원
[경일춘추]청담동 동물원
  • 경남일보
  • 승인 2024.01.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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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경 갤러리 DOO대표
정두경 갤러리 DOO대표


‘청담동 동물원’. 갤러리 두에서 2016년부터 매년 초에 열고 있는 전시의 제목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갤러리들이 앞다퉈 12지 중 그 해 띠 동물을 주제로 하는 전시를 연다. 9년 전 처음 동물전을 기획할 때 주제가 동물인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친근하게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평소 갤러리나 미술관을 많이 접하지 않은 관람객들도 부담없이 방문하고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주제를 12지 동물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동물 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전시명을 ‘청담동 동물원’으로 붙이고 해마다 연초에 같은 제목의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인간과 동물은 오늘날까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인간과 동물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해 왔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기원부터 우리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은 오래된 벽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1940년 네 명의 소년에 의해 발견된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라스코 동굴 안 동물 그림은 약 1만 5000여년 전 구석기 시대의 그림들로 추정된다. 말과 들소 사슴 돼지 곰 새 등 100여 점의 동물 벽화들은 그 당시 수렵과 사냥에 대한 일종의 염원을 담은 의식을 그림으로 표현해 에너지화하고 있다고 보인다.

우리나라 고구려 고분벽화인 ‘강서대묘’에 등장하는 청룡 백호 봉황 거북 네 가지 동물이 수호신으로서의 위엄을 상징했다면 조선시대 동물 그림은 위엄 대신 해학적인 친근함으로 서민들에게 다가간다. 조선 후기의 민화에는 주로 동물 그림이 많이 그려졌고, 새, 용, 닭, 원앙, 호랑이, 물고기 등의 그림은 염원과 희망을 담은 각각의 상징이 내포돼 있었다. 호랑이가 삼재 등 액막음을 해준다고 믿은 선조들은 새해가 밝으면 집안 곳곳에 호랑이 그림을 붙였고 호랑이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잤다고 한다.

‘청담동 동물원’전에는 어리숙하고도 귀여운 모습의 다양한 동물 작품이 등장한다. 개성이 다른 네 분 (금영보, 박기훈, 오나경, 한선현) 작가의 작품들은 표현 양식은 다르지만 동물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서 한 공간에서 서로 잘 어울린다. 특히 이번 전시는 평면작품과 입체작품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색감과 텍스처를 눈으로 맛볼 수 있다.

인간과 공존해야 하는 대상으로서의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동물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청담동 동물원’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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