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건된 촉석루, 역사적 가치는 그대로다
[사설] 재건된 촉석루, 역사적 가치는 그대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1.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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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촉석루를 국가지정 문화재로 다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경남도의회에서 나왔다.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민의힘 조현신 의원이 대표발의한 ‘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심사하여 본회의에 넘겼다. 이는 내달 1일 열릴 제41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상정돼 채택 여부가 의결된다. 본회의 가결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촉석루 국가문화재 지정이 중앙정부에서도 공론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작부터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며 이를 추진해온 지역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않을 수 없다.

주지하듯 촉석루는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고려시대부터 있어오면서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히며 널리 사랑받았던 건축물이었다. 6·25 전쟁 전까지 국보였으나 전쟁 통에 소실되어 1960년 다시 재건됐다. 현재 경남도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나 이에 대한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과 요구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이런 요구는 그동안 묵살되다시피 해왔다. 새로 지은데다 일부 원형을 잃어 국가지정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느냐는 일각의 의구심 때문이었다. 재건 당시 안전성과 지속성을 위해 목재 초석을 석재로 교체하는 등 누각 아래 쪽 일부의 원형이 변경된 것을 두고 하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나머지는 국보 당시 모습을 충실히 복원했다고 한다.

문화재를 복원 또는 재건하면서 일부 목재를 석재로 바꾸었다고 해서 원래의 가치를 잃었다고 볼 일은 아니다. 도의회의 이번 대정부 건의안 주장처럼 전화(戰禍)를 당한 누각을 다시 복원함으로써 임란 3대 대첩 중의 하나인 진주대첩 지휘소이자 의기 논개의 충절 어린 호국의 상징성과 그 역사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소실 후 재건했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낮추어 평가한다면 몇 년 전 완전히 불타버린 뒤 복원하여 국보 지위를 그대로 지니는 숭례문 같은 다른 사례와 견줄 때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일본 금각사의 경우 소실 후 현대에 다시 지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아무쪼록 이번 도의회의 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 대정부 건의가 소기의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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