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출산·육아 보람 느끼게 해 줄 인물 뽑자
[현장칼럼]출산·육아 보람 느끼게 해 줄 인물 뽑자
  • 이웅재
  • 승인 2024.01.30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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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우리나라 출산율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4명이던 합계출산율이 2017년 1.05명으로 떨어지더니 2018년에는 0.98명으로 1명 선이 붕괴되고 2022년에는 0.78명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추락하는 추세를 반등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구대책을 두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윤 대통령의 문제 인식은 ‘국가적 노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던 전 정부의 문제 인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발언으로 보인다.

한때 산아 제한까지 하던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을 두고 경제발전과 성장이 침체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제 성장기 부와 권력을 차지한 수혜자들이 그들만의 성을 쌓고, 이 성을 지키기 위해 두터운 방벽을 쌓은 후 사다리를 걷어내 계층간 이동을 막아버리면서 신분상승의 희망이 좌절된 서민들의 심리적 저항의식의 발현으로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출산율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집값 폭등과 고용 불안, 경제 성장률 하락의 연쇄 작용이 벌어진 2015년 이후 하강곡선이 뚜렷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43만8000명이던 출생아가 2016년 40만6000명으로 뚝 떨어지더니 2017년 35만8000명, 2020년 27만2000명, 2022년 24만9000명으로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6·25 전쟁을 치르고도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던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60여년 성장 과정에서 쌓인 우리나라 내부적 문제들은 복잡다단 하다. 극빈국 끼니를 걱정하는 시대에 태어나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참여한 세대와 고난의 길을 걷기는 해도 경제성장의 과실을 맛본 세대, 풍요의 시대에 태어났지만 취업과 주택난에 허덕이는 세대가 공존하는 나라다.

출생률 감소는 하나의 문제일 뿐 앞으로 더 많은 문제들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사회 곳곳에서 나온다. 이쯤되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입에 달고 사는 정치권에서 합리적 대안 마련에 골몰해야 마땅한데, 그들 집단은 아전인수격 정쟁만 일삼는다.

출산률 감소보다 더 큰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일자리와 먹거리’란 합리적 ‘어젠다(agenda)’를 기피하고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어떤 국민인가. 5000년 역사에서 수 없이 겪었던 외침에는 의병으로 나서 나라를 지켰고, 일제 강제합병에 앞서 국채보상운동( 國債報償運動 )으로 국민 주권 지키기에 나섰다. 6·25 때는 학도병으로 참전해 국토를 지키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는 전국민 금모으기 운동으로 경제주권 수호에 발 벗고 나섰던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런 국민들이 요즘들어 피 토하는 심정으로 “대한민국아 미안하다. 하지만 한번뿐인 인생, 난 이제부터 욜로(You Only Live Once)야”라며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려 한다.

일엽낙지천하추(一葉落知天下秋)라더니 거리 곳곳에 걸려 있는 4·10 총선 출마 현수막을 보면서 선거철이 목도했음 새삼 깨닫는다.

우리나라 국민은 교육·근로·국방·납세의 4대 의무를 진다. 벅찬 무게를 감당하고 살아온 국민들이 이번 4·10 총선에서 한 표를 무겁게 행사해야 한다. 최소한 의무의 무게를 알고 실천하며 헌신하는 선량부터 선별했으면 한다. 당장은 인구문제를 출산의 기쁨과 육아의 보람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을 뽑는데 사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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