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선화당 복원, 진주시민의 힘으로
[경일포럼]선화당 복원, 진주시민의 힘으로
  • 경남일보
  • 승인 2024.01.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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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진주향당 고문
황경규 진주향당 고문


진주성에서 KBS 가요무대 녹화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진주성을 둘러본 담당 PD의 한마디가 지금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진주성이 복원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가 될 것이다. 진주의 미래세대를 위한 일을 찾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진주성 복원이다.” 진주성 복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방송국 PD의 시각 속 진주성은 ‘진주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소중한 문화유산’이었다. 더불어 진주의 미래 세대에게 남겨 줄 자산으로 진주성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곳이 없다는 전문가의 견해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진주성 복원에 소극적이었던 기성세대에 대한 따끔한 일침으로 받아들여졌다. 지금도 ‘진주성 복원은 잘 되고 있느냐’며 가끔씩 소식을 전해 온다. 유구무언이다.

현실적으로 진주성 복원이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잃어버린 진주성의 외성을 포함한 진주성 원형 복원을 전제로 한다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일본 오사카성 천수각과 구마모토 성(城)과 같은 외국의 사례에 비춰 본다면 최소 100년 이상의 시간을 인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엇이라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지금부터 인식해야 한다. 진주성 복원이 진주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시대적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진주성 복원의 첫 걸음은 ‘선화당(宣化堂) 복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선화당 복원은 일제강점기 이후 잃어버린 진주성의 원형을 찾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경남도청 소재지이자, 경남 수부도시 진주를 상징하는 진주성의 랜드마크가 바로 선화당이다. 선화당의 복원이 전제되지 않은 진주성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화당이 복원돼야만 진주성 복원을 비로소 희망할 수 있다. 선화당 복원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경상남도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선화당 복원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진주성 복원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했던 많은 진주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진주성 복원 역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에 경상우병영 병마우후의 집무공간이었던 중영이 복원되었지만, 본격적인 진주성 복원으로 이어지는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진주의 불행이자, 진주성의 불행임에 틀림없다.

선화당 복원은 진주와 진주성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진주 역사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판단과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선화당 복원 문제에 있어서는 적어도 ‘이해관계’를 앞세워서는 안된다. 반드시 ‘옳고 그름’의 기준 아래에서 원만한 합의와 타협점을 찾아내는 성숙함을 지역사회에 보여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기성세대의 품위를 보여주는 일임과 동시에 진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참세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제 진주시민이 적극적으로 나설 차례이다. ‘선화당 복원을 전제로 한 진주성 복원’이라는 아젠다를 지역사회에 천명함과 동시에 조속한 실천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진주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의지도 보태져야 한다. 만약 과거처럼 지역사회가 강력하게 요청하지 않고 남 일처럼 외면한다면 진주성 복원은 요원한 일이 된다. 더불어 일제강점기 이후 110년이 넘도록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는 진주성 역시 결코 한 발자국도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선화당 복원은 진주의 미래 100년의 마중물이자, 진주의 미래를 이끌어갈 미래세대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이제 진주시민의 힘으로 이루어내어서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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