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ASML
[경일춘추]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ASML
  • 경남일보
  • 승인 2024.01.30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우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협회장
김영우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협회장


네덜란드 남부에는 브레인포트(Brain Port)라는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있다. 이 지역은 인구 77만 명에 불과하지만 2014년 글로벌기업 필립스가 아인트호벤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지식항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근의 로테르담 항구, 스키폴공항 등의 물류허브와 결합해 지식기반의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의지가 담겨 있다.

요즘 이 클러스터를 대표하는 기업은 ASML이다. 1984년 필립스 등의 합작 투자로 설립된 이 기업은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해 글로벌 첨단기업으로 성장했다. 노광 작업은 빛으로 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인데 미세할수록 고성능 칩을 만들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작은 막사에서 시작한 ASML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밀한 노광기술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첨단기업으로 성장했다.

ASML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은 900여 개의 협력사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상생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협력사와 함께 일심동체를 이룬 것이다.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ASML이 위치한 펠트호벤은 인구 5만의 작은 도시이지만 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기업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안전한 도시 만들기(KVO 인증 제도)’에 적극 참여해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만들어 주고 있다.

경남에도 반도체 전문기업이 있다. 반도체는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전 공정(Front End)과 기판에 소재·부품·장비 기술을 더해 반도체를 완성하는 후공정(Back End)으로 나눌 수 있다. 창원에 위치한 H사는 반도체 후공정의 대표기업이다.

오늘날 반도체 후공정은 치열한 경쟁 속에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만 살아남는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금년 1월부터 일부 첨단 칩 제조 장비의 중국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반도체 시장의 경쟁우위 기술을 유지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기업의 성장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국가 전략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기업은 지역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지역민은 지역기업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경남지역에서도 ASML처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첨단기업이 더욱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