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암표
[천왕봉] 암표
  • 경남일보
  • 승인 2024.02.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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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거리 공연으로 입신한 인기 록 가수 장범준이 예정했던 콘서트를 취소해버린 일이 최근 있었다. 기사 제목만 보고 ‘뭐 이런 친구가 다 있나’ 싶은 생각으로 들여다 보니 암표 문제 때문이란다. 관객 50명 정도 소규모로 계획한 공연 티켓 발매 시작 얼마 후 정가의 몇 배를 넘는 값에 암표 거래가 성행했던 것. 그는 결국 공연을 취소하고 푯값을 환불해줬다.

▶연예 공연과 스포츠 게임에 암표상이 기승을 부리는 건 오래된 일이다. 온라인 예약 티케팅이 보편화한 후 전문 ‘꾼’들이 매크로 앱으로 표를 싹쓸이하는 일은 이미 사회적 고질이 되어 있다. 귀성 차표 한 장도 예매를 해야 하는 시대지만, 매크로 농단으로 선매(先買)해버리는 암표상을 선량한 소비자들이 당해낼 재간은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좀 주고라도 사야 할 경우가 있으리라.

▶‘암표’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요지경이 따로 없다. 인기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지난 연말 전국 투어 콘서트 VIP석 가격은 16만 5000원. 그러나 이 티켓은 인터넷에서 정가의 30배가 넘는 500만원에서 550만원에 암표가 거래되었다는 기사도 올라 있다. 지난해 걸그룹 블랙핑크 대만 공연 암표 값은 최고가가 17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암표상에 글 초점 맞추려던 생각이 바뀌고 만다. 대체 한두 시간짜리 공연이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가. 저렇게 큰돈을 지불하고 봐야 할 만큼 사람을 끄는 요소는 뭘까. 극히 일부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정말 저 정도 극렬한 표 수요가 있단 말인가. 은근히 적개심마저 든다. 고급 대중문화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두매골 무지렁이의 막힌 안목 탓인가.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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