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선진국들이 벤치마킹하는 한국의 쓰레기 분리수거제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선진국들이 벤치마킹하는 한국의 쓰레기 분리수거제
  • 경남일보
  • 승인 2024.0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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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분리수거(waste sorting)는 중간 처리(소각 및 재활용 등) 및 최종 처분을 쉽게 하기 위해서 그 재질마다 폐기물을 분류하고 그것을 수집하는 것을 말하지만, 쓰레기를 종류별로 나누어 내놓는 ‘분리배출’ 또는 ‘분류배출’이 그 전제돼야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의 필요성은 1970년대 후반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1980년대 초반부터 부분적으로 도입되던 상태였다. 하지만 분리 배출된 쓰레기를 활용하고 처리할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분리수거 기준이 불명확하며, 쓰레기 수거업자들과 마찰을 빚는 등 실행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1991년 쓰레기 분리수거를 의무화하면서 분리배출 의무를 위반한 사람에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정부가 나서 폐기물의 감량화와 재활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펴면서 분리수거 비중과 재활용량도 증가하게 됐다.

각 지자체별로 폐기물 소각 시설이 다수 설치되면서 소각 처리되는 폐기물의 양도 증가했으나, 분리수거의 정착은 여전히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다가 1995년 1월 1일 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되는 것과 동시에 분리배출 제도도 함께 시행됐는 데, 재활용 폐기물의 수집을 원활화시켜 재활용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얻게 됐다. 2002년에는 ‘분리배출 표시 제도에 관한 지침’이 제정돼 2003년 1월부터 시행됐고, 2010년에는 규정을 간단화하는 개정을 거쳐 2011년 1월부터 시행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쓰레기 재활용율은 OECD 자료(2018년 기준)에 따르면 1위인 독일(67%)에 이어 한국은 62%로 2위이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가 50%대이고 호주, 영국, 프랑스 등은 40%대. 미국은 35%대, 일본은 20%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원순환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전국폐기물통계조사가 실시되는 데, 환경부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폐기물 종류별 발생 및 처리현황을 조사한 내용을 담은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결과를 지난해 4월에 공개한 바 있다.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평균 950.6g으로 5년 전 제5차 조사(929.9g)보다 약 2.2% 증가했으나, 음식물류 폐기물의 분리배출량은 1인당 하루에 310.9g으로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368g)에 비해 1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와 시애틀타임스, 프랑스의 라디오 방송 France Info 등, 세계 여러 나라 언론매체들이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 기후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최근 ‘한국은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가’라는 기사에서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 90%를 재활용하는 데 성공해 매립이나 소각에 따른 부작용을 줄였다는 점을 부각하며 미국 뉴욕이 한국식 시스템을 수년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시스템은 세계 각국의 연구 대상이었으며 중국과 덴마크 당국자들은 한국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NYT는 ‘뉴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20%는 매립지에 묻힌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세계에서는 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14억t 중 대부분이 매립지에서 썩으면서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을 방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100년 만에 개최되는 올림픽 경기를 앞둔 프랑스는 지난 1월 1일부터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2025년까지 수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프랑스 가정 쓰레기 양의 3분의 1에 달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연간 약 500만 톤의 폐기물이 소각되거나 토양오염 가능성을 지닌 채 매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언론 매체들은 소각하면 비자연적인 연소로 인해 다이옥신(지속성 오염 물질)과 유해 가스가 방출되고, 매립할 경우, CO2보다 지구 온난화 효과가 더 큰 가스인 메탄이 많이 배출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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