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들이]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외
[책 나들이]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외
  • 백지영
  • 승인 2024.02.06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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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이태원 참사에 있었던 생존자 김초롱 작가가 건너온 319일을 풀어낸 책. 작가는 자신의 고통을 ‘자원화’해 쓴 이 책으로 사회적 참사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증언한다. 또 참사 이후 이어진 2차 가해 등을 온몸으로 목격하며 개인의 고통에 사회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인간성을 잃지 않는 사회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전화 상담에서 ‘참사를 뉴스로 보고 간접적으로 겪은 우리 모두가 생존자’라는 말을 들었다. 희생자 159명과 부상자 300여 명뿐 아니라 공식적인 숫자에 들지 않는 사람들, ‘통계 밖의 생존자’ 모두에게 이 책으로 안부를 묻고 싶다.” 아몬드. 327쪽. 1만 8000원.

 

 

 

◇요즘 입술=경남 문단에서 활동 중인 안이숲 시인의 첫 시집. 산청 출생의 안 시인은 2021년 계간 ‘시사사’ 상반기 신인추천작품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 계간 ‘시와 사람’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 입술’에는 4부에 12편씩 가족·사랑·삶·내면 등의 명료한 주제와 더불어 차용해 온 소재들을 비유·암시·상징의 결정체로 승화한 시 48편이 수록됐다. “야무지게 묶인 삼베옷은 번데기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아요/동그랗게 등을 말면 날개의 자세가 돋아나니까/편백나무 아래/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나비 한 마리 날아오르네요//엄마, 나비를 생각하세요”(시 ‘수목장’ 일부). 실천문학사. 1만 원. 139쪽.

 

 

 

◇아이 캔 두 이모=2001년 단편 소설 ‘거짓말’로 ‘실천문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등단한 하동 출신 김우남 소설가의 새 단편집. 우리 인간사의 따스한 일상과 온기를 지닌 4편의 단편 소설을 통해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노래한다. 작가는 ‘아이 캔 두 이모’, ‘해 뜰 날’, ‘연(緣)-누런 뱀과 매우 단단한 똥’, ‘모니터링하는 시간’ 등 4편의 소설을 통해 차갑고 고독한 사회에서도 우리를 지탱하게 하는 따스함이 어린 인물, 그리고 그 마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인물들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긍정적으로 만든다. 산지니. 1만 6000원. 168쪽.

 

 

 

◇여기까지가 인연입니다=창원 진해에서 활동 중인 진서윤 시인이 등단 10년 만에 내놓은 첫 시집. 등단과 동시에 시집을 내는 이들이 즐비한 세태 속, 오랜 기간 응축한 작품들만 골라 담은 과작 시집으로 총 4부에 걸쳐 55편의 시편이 담겼다. “그가 다녀갔다/눌어붙은 불안이 떫은 맛을 낸다/검은 봉지 속 밀감을 들어내면 절반의 몸이 물컹거린다/허공에 줄을 긋는 과육/반야심경은 벽에 걸린 채 부동이다//더운 행주로 쌓인 먼지를 닦는다/검정과 흰색의 변곡점에서 얼룩의 한 면을 끌어올린다/꾹 다문 입을 통해 들어온 말들이/머릿속에서 무언극의 판을 벌인다/물집이 자라면서 부드럽게 허물어지는 몸/상처는 두려움이 향기가 변했을 때 끝나는 법이다”(시 ‘표백’ 일부). 문학의전당. 136쪽.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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