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남 중진 낙동강 벨트 앞으로
국힘 경남 중진 낙동강 벨트 앞으로
  • 하승우·손인준·정희성기자
  • 승인 2024.02.0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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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양산을 다음날 조해진→김해行 요청
조해진 “총선 승리 위해 고민…적절한 시점에 결론”
김해·양산지역 기존 당원 반발 움직임…변수 될 듯
경남지역 ‘낙동강 벨트’인 김해시와 양산시 선거구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6일 3선인 김태호 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에게 양산을 출마를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이번에는 역시 3선인 조해진 의원(밀양·의령·함안·창녕)에게 지역구를 옮겨 지난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에 패한 김해갑 또는 김해을 선거구에 출마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조 의원에게 김해갑이나 김해을로 가서 당을 위해 헌신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현재 김해갑과 김해을은 각각 민주당 민홍철(3선), 김정호 의원(재선)의 지역구다.

전날 김태호 의원과 5선의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에게 각각 민주당 재선의원이 있는 양산을(김두관 의원)과 부산 북강서갑(전재수 의원) 출마를 요청한 데 이어 조 의원에게도 험지 출마를 요청한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어제 낙동강 벨트를 염두에 두고 서병수, 김태호 의원에게 헌신을 말씀드렸는데, 김해갑·을도 우리 현역이 없는 곳”이라며 “그 지역까지 승리한다면 낙동강 벨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조 의원께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해진 의원은 “지난 6일 당으로부터 낙동강 벨트인 김해지역 출마를 요청받았다”며 “선거가 임박해 있기 때문에 길게 시간을 끌 수는 없다.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 당의 공천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4선에 당선돼 지역과 나라를 위한 봉사를 준비해 왔다”면서도 “중진의 입장에서 나라가 어렵고 제가 큰 은혜를 입은 당이 힘든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당의 총선 승리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계속 고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으로부터 직접적인 요청은 어제(6일) 처음 받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는데 수삼일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설 연휴 동안 저를 3선까지 키워준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당원과 당직자, 주민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적절한 시점에 결론을 내리겠다. 또한 김해 시민들의 입장도 헤아려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김태호 의원과 조해진 의원이 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양산을과 김해갑 또는 김해을에 출마하고 민주당의 기존 현역의원들이 공천을 받아 맞대결을 펼친다면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민주당의 경우 기존 현역의원 대신 다른 후보자가 공천을 받아도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해와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자리를 잡은 곳으로 절대 놓칠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양산을의 경우 김태호 의원과 김두관 의원 모두 경남도지사를 지낸 바 있어 두 사람의 대결은 이번 총선에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흥행지역이 될 것 가능성이 높다.

김두관 의원은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전략 배치가 거론되자 “선후배 도지사끼리 선의의 경쟁, 아주 좋은 구도”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기존 당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자칫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민들도 지역과 연고가 없는 낙하산 후보에 반발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 국민의힘 양산을 당원 100여 명은 7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지역구 전략공천 논의에 반발하며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 여론을 무시한 전략공천 논의를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들은 “당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 과정을 준수하고 당원이 중심이 되는 공정한 경선과 후보 선출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8년간 당 현역의원 부재로 말할 수 없는 설움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당 깃발을 놓지 않은 것도 양산을 당원들인데 중앙당은 그 어떤 과정에서도 지역 당원 여론을 반영치 않고 있다”며 “지역 당원을 배제한 공천으로는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산을 지역구 도의원과 시의원들도 참석했지만, 해당 지역구 출마 예비후보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현재 양산을에는 2명(한옥문·윤종운), 김해갑에는 5명(김정권·권통일·박성호·엄정·박동진), 김해을에는 9명(김진일·서종길·김장한·김성우·이상률·조수진·이춘호·박진관·송부용)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영남 중진들에게 잇따라 험지 출마를 요청한 데 이어 중진 의원들의 ‘헌신’을 계속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중진의 희생 요구나 지역구 정리는 공천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헌신’ 요청이 당내 비주류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주류·비주류 구분은 따로 없다”며 “헌신을 말씀드릴 때는 그 분 지역구 상황이 어떤지, 갔을 때 어떤 결과가 올지 등 여러 상황을 함께 고려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승우·손인준·정희성기자



 
‘공정한 경선을 바라는 국민의힘 양산을 당원 일동’이라고 밝힌 지역구 당원 100여 명이 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에 전략공천 논의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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