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설 민심
[천왕봉]설 민심
  • 경남일보
  • 승인 2024.02.12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영효 논설위원
나흘간의 설 연휴가 끝났다. 이번 설 역시도 즐거운 명절이 되지 못했다. 올해 갑진년 설날 민심은 그 어느 해 보다 더 엄혹하고 싸늘했으며, 심지어 분노감이 더 높았다. 귀성길이 그랬듯이 귀경길 역시도 불안과 걱정을 안은 채 올랐다. 한탄과 탄식, 걱정이 설 연휴를 내내 짓눌렀다.

▶하루하루를 넘기는 것이 버거운 삶에 대한 절박함과 한숨과 탄식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그 어느 해 보다 더 컸던 설 이었다. 민생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파고에 휩쓸려 서민들은 말그대로 죽을 맛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총선 승리만을 외쳐댄다. ‘지저분하게 해서라도 총선을 이기겠다’고 하는 비상식적 행태에 분노가 극에 달했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진 자영업자, 이자 갚기에 급급한 중소기업, 월급 빼고는 모든 것이 오른 물가 탓에 더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가계 등. 가계와 내수경제를 옥죄는 고물가·고금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전전긍긍이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불안, 한숨, 탄식, 분노, 절박함이 설 민심이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하나같이 아전인수격이다. 여당은 “민생과 정책 발목잡기를 해 온 야당의 횡포에 대해 화난 민심이었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이었다”고 했다. 남 탓을 넘어 민심 왜곡까지 한다. 자기들을 격려하고 응원까지 했다고. 싸늘했고, 분노의 민심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정치권이다. 정영효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