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진주정신에 관한 소고(小考)
[경일춘추]진주정신에 관한 소고(小考)
  • 경남일보
  • 승인 2024.02.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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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요 진주교대 교수
 


주지하다시피 진주지역은 가히 ‘진주정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공동체가 마주한 위기국면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저항적 전통이 선구적으로 정립돼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로 상징되는 지역민들의 호국활동이나 의기(義妓) 논개의 순국서사, 임술농민봉기 말고도 진주는 ‘일반 민중의 사회운동에 대한 적극성’에 터 잡은 저항적 전통이 수립돼 있는 곳이다. 이러한 지역적 전통은 이후에 발생한 경남일보의 창간과 국민계몽 활동(1909), 백정들의 신분해방을 위한 형평운동의 전개(1923) 등과 같은 역사사건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진주정신의 초석·발전·계승에 관한 인물로는 누구를 들 수 있을까? 필자가 떠올려 본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주정신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서 남명(南冥) 조식(1501~1572)이다. 불의에 맞서는 행동, 주체(主體)·호의(好義)·평등(平等)의 수준에서 ‘진주정신’이 고찰될 수 있다면 이것은 남명의 인격과 교육활동 그리고 경의사상(敬義思想)의 수양과 실천에서 배태된 측면이 크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진주정신의 본질을 알려거든 우선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학자인 남명의 삶에 대해 알아야 한다. 둘째, 진주정신의 ‘발전’을 이끈 인물로서 백촌(栢村) 강상호(1887~1957)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1923년 백정들의 차별철폐를 위한 형평사의 창립에 관여했고 형평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평등가치의 실현을 위한 사회운동 말고도 강상호는 1907년 진주지역에서의 국채보상운동, 1919년 지역사회에서의 3·1운동에 두루 참여함으로써 호의와 주체의 정신을 몸소 구현한 바 있다. 진주정신의 발전을 목도하려거든 백촌의 삶을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진주정신을 현시대적으로 잘 ‘계승’하고 있는 인물로서 남성(南星) 김장하(1944~ )이다. 역사 인물인 조식과 강상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동시대인이지만, 그의 특별한 삶은 가히 진주정신의 계승 사례로서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김장하를 진주정신의 현대적 계승자로 떠올리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가 형평운동 정신을 계승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진주정신의 모범적 계승사례를 고찰하려거든 MBC경남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시청하거나, 동 프로그램의 촬영과정을 다룬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줬으면 그만이지’를 읽어보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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