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사과의 미래, 그냥 지켜봐야 하나
[농업이야기]사과의 미래, 그냥 지켜봐야 하나
  • 경남일보
  • 승인 2024.02.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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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재배담당
“사과는 재배지가 북상하는 것이 당연할까?”

최근들어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사과 육종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발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에서 2020년에 발표된 기후변화 시나리오인 SSP5-8.5를 기준으로 하여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제작 발표하였다.

여기서 사용된 시나리오인 SSP는 공통사회 경제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의 약자로 SSP1-2.6, SSP2-4.5, SSP3-7.0, SSP5-8.5로 나누어져 있으며, 농진청에서 사용한 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두어 화석연료 사용이 높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농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진청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시나리오처럼 기후가 변하게 되면 207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사과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대로 사과를 포기하는 게 맞을까?

기상청에서 발표한 2022년 우리나라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평년 평균기온은 12.5도, 연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 1193.2~1440mm로 매년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따뜻해지고 있고 연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 범위에서 2020, 2023년도는 벗어나고 있다.

이대로 평균기온이 오르게 되면 사과 재배 적정 온도인 평균기온 12~18도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온도와 강수문제 뿐만 아니라 매년 다른 이상기후로 봄철 가뭄, 이상고온, 이상저온 등의 문제도 있다. 앞에 열거한 이야기들만 보면 포기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다면, 포기만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걸까? 이러한 고민 속에 매년 국가별 사과 생산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중 생각하지도 못한 국가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사과 생산량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국가 중에는 인도, 브라질이 포함이 되어있었다.

그 중에서 브라질은 기후적으로 덥고 습한 곳인데 이러한 악조건을 회피하면서 재배를 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육종 연구를 수행해 왔다. 브라질에서 주로 사과를 재배하는 지역은 Santa Catarina라는 브라질 남부 지방에 위치한 주로 4월부터 9월까지 평균 일일 고온이 31도를 넘고 6월 평균 고온은 33도, 평균 저온은 22도로 해발고도가 높다고 하여도 온대낙엽과수인 사과를 재배하기에는 기상으로 보면 재배적지가 아닌 곳이다. 하지만 앞선 언급했듯이 아주 오랜 시간 다양한 유전자원을 수집하여 사과 재배지역에서 교배를 하고 선발하여 환경에 맞는 계통을 선발하여 재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서 연구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70년대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현재 현장에서 육종을 하면서 바뀌는 기상에 맞추어 적응한 계통이 선발이 되고 있고, 새로운 사과나무 수형이 등장하면서 사과 재배에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다른 과수들처럼 시설안에서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그러한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적극적으로 온난화 대응 행동을 하고 있고, 새로운 품종, 재배 기술 등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끝으로, 미래 대비를 위해 아열대작목의 도입 및 연구는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가 하고 있고 잘하고 있는 작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수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재배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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