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10년, 루시다갤러리 포스터 아카이브전
사진으로 10년, 루시다갤러리 포스터 아카이브전
  • 백지영
  • 승인 2024.02.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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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까지 ‘백스무번째 매듭’展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진주 루시다갤러리가 그동안 거쳐온 전시들을 되새기며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를 마련했다.

루시다갤러리는 오는 3월 31일까지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을 개최한다. 전시는 지난 2014년 ‘루시다 사진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 당시 개관전 포스터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년간 루시다에서 선보인 전시 포스터로 꾸려졌다. 포스터는 물론 과거 전시 때 준비했던 현수막이나 입간판, 전시를 기념해 만들었던 리플렛과 엽서등을 망라한 일종의 아카이브성 전시다.

다양한 출판물도 함께 선보인다. 2015년 ‘메모리-옥봉 망경동 기록’, 2017년 ‘두 진주 이야기 Vol.1’, 2020년 ‘두 진주 이야기 Vol.2’, 2022년 ‘망경북길’ 등을 통해 그간 루시다가 사진으로 기록한 진주지역 구도심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갤러리에서 진행한 전시·교육·행사 등을 수록한 자료집도 만날 수 있다. 한 장의 포스터로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만든 이야기집이다.

진주 호탄동에서 망경동으로 이전한 지난 2017년, 5년 후 개봉을 목표로 관람객 등의 소감을 손 글씨로 담은 ‘추억 남기기’ 타임캡슐도 눈에 띈다. ‘지역문화의 꽃이 되길 기원드려요’, ‘망경동 문화의 거리로 태동 벌써 명소가 되었네요♡’. 개봉 예정 시점을 한참 지난 시점, 지나간 세월의 빛을 머금은 듯 누르스름하게 색이 바랜 채 다시금 갤러리 벽에 붙은 전지 속 당시 방문객 감상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 포스터전을 통해 그간 루시다가 진행한 기획전, 지역작가 지원 사업, 비평사진상 수상작가 지원, 학위청구전 지원, 지역간 사진 교류전 등의 궤적을 훑을 수 있다.

갤러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진 예술은 물론 2017년을 기점으로 회화·조각·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에 나섰던 기록도 눈에 띈다.

하미옥 큐레이터는 “예술인들을 뒷받침하고 지원하면서 그 정체성을 이어가는 것은 공간 운영자의 몫”이라며 “지금 전시된 10년 치 포스터가 그 일을 잘 수행해 왔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국내에서 10년 이상 운영되는 사진 전문 갤러리는 서울지역 갤러리 서너 곳에 불과한 현실. 문을 열 때부터 지역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 갤러리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이수진 관장의 감회도 남다르다.

이 관장은 “처음에는 3년 정도만 하고 그만두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들 오래는 운영하기 힘들지 않겠냐고 말해오니 오기가 생겼다”며 “그렇게 한 해 한 해 이어오다 보니 벌써 10년이 됐다”고 했다.

지역에서 꾸준히 사진 전문 상설 전시실을 운영하며 10주년을 맞이하고, 기념전에 나서는 건 루시다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진주의 자랑이기도 하다는 게 이 관장의 생각이다.

그는 “진주는 한국 사진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개관 전까지만 해도 그 활동과 성과 등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기회가 없어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느낌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0년간 갤러리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사진의 주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 것은 물론 진주지역 사진 1세대와 1.5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등 진주 사진이 현실에서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 뜻깊었다”고 밝혔다.

루시다는 앞으로 진주 사진 1세대에 앞서 1930~1950년대 사진 예술 태동기 당시 활동했지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어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조명할 계획이다.

한편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수요일은 휴관이다. 개관 10주년 기념식은 16일 오후 5시 갤러리 1층에서 열린다. 전시 부대 행사로는 서울지역 사진 전문 갤러리 1박 2일 전시 견학이 준비돼 있다.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갤러리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루시다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 전시를 둘러보는 관람객.
루시다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 전시를 둘러보는 관람객.
루시다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 전시 풍경.
루시다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 전시 공간에 내걸린 2017년자 ‘추억 남기기’ 타입 캡슐.
루시다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 전시 풍경. 사진=루시다갤러리
루시다 갤러리 10주년 포스터전 ‘백스무번째 매듭’ 전시 풍경. 사진=루시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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