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안락사
[천왕봉]안락사
  • 경남일보
  • 승인 2024.02.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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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1994년, 미국대통령을 지낸 레이건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나는 이제 내 인생의 황혼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의 나이 91세 였다. 부인 낸시여사는 그 고통을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무너져 가는 것을 지켜보는 괴로움’이라고 했다. 복지사회를 자부하던 미국이 다시 한번 질병과 노인문제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70년을 해로한 전 네델란드 총리가 93세의 동갑내기 아내와 동반 안락사의 길을 택해 충격을 주었다. 견디기 힘든 아픔 속에 어느 한편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는 것은 죄악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지난 2022년 네델란드에서만 8700여명이 안락사했으며, 29쌍이 동반안락사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유럽의 여러나라가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본에선 ‘플랜75’라는 영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은 75세 이상을 후기고령자로 분류한다. ‘75세네요’라는 물음은 곧 당신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므로 안락사를 준비하라는 뜻으로 읽힌다는 것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다. 일본도 어느새 안락사를 권하는 나라가 됐다며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극히 제한적으로 연명치료 거부를 허용하고 있지만 노령의 질병으로 인한 고통에는 보수적이다. 노령의 복지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연히 안락사 문제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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