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
[천왕봉]‘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
  • 경남일보
  • 승인 2024.02.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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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내가·네가·남이 먹는 우물에 침 뱉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오래 몸담은 정당, 회사, 단체 등의 조직을 떠난 뒤 욕하는 걸 삼가라는 경구(警句)다. 조직에 속했을 때 누가 봐도 적잖은 혜택·특혜를 받은자가 나가자마자 욕하는 모습은 보기에 안 좋고 부메랑이 된 사례도 있다.

▶4·10 총선을 앞둔 정치판이 후안무치가 판치고 있다. 당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을 뭐라 할 수 없다. 공천으로 186가지의 특혜를 누리도록 국회의원을 만들어 준 정당에 도를 넘게 욕하는 것을 본다. ‘저런 분들에게 어떻게 나라를 맡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천 탈락으로 억울함이 있지만 내가 못 먹는 우물, 남도 먹지 말라는 못된 마음으로 ‘침을 뱉고’ 떠나고 있다. ‘정당 보조금을 위한 야바위판을 만든 잡탕 신당’ 인사 중에는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인사’가 득실거린다. 최근 ‘철새 정치인’의 모습들이다. 떠날 때는 우물에 침 뱉지 말고 깨끗이 떠나야 한다. 새도 자기집을 떠날 때면 깨끗이 해놓고 떠난다.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든 정당도 문제지만 ‘친정’을 때리고 욕하는 것은 ‘먹던 우물에 침 뱉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먹던 우물에 침을 뱉으려는 의도는 없다”면서 욕하는 인사들은 “먹던 우물을 계속해서 먹을 수 없게 됐으니 오염이 안 된 새 우물을 파자는 것”이란 변명도 한다. 이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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