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다차’ 같은 농막 모델
[천왕봉]‘다차’ 같은 농막 모델
  • 경남일보
  • 승인 2024.02.21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기 논설위원
러시아에는 ‘다차(Dacha)’라는 문화가 있다. 다차는 주말농장 같은 별장이다. 표트르 대제가 계획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조성하면서 땅을 나눠준 데서 유래한다. ‘선물한 땅’이라는 뜻이다. 영화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에 나오는 다차는 낭만적이다. 소련 붕괴 이후 부의 척도가 되었지만, 민초들의 다차는 오두막집처럼 검소하다.

▶러시아인 70% 정도가 다차를 갖고 있다. 주말이면 짐을 잔뜩 실은 차량이 교외로 빠져나가 혼잡하기 일쑤다. 휴가철 도시는 한적해질 정도다. 다차는 러시아인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텃밭을 가꾸거나 사우나를 즐기면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걸 최고의 행복으로 여긴다. 주말농장을 넘어 삶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러시아에 다차가 있다면 우리에겐 농막이 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농막 주거불가 원칙이다. 농식품부는 이도 모자라선지 지난해 법령을 개정해 농막에서는 아예 잠도 못 자게 하겠다고 나섰다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농촌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서 생활인구 유입대책이 나와도 부족한 마당에 농막까지 규제 하겠다고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4·10 총선을 앞두고 당정이 가칭 ‘농촌체험주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농촌체험 주택’이 되던 ‘텃밭 주택’이 되던 농막을 대신해 새로운 개념의 농사용 간이 주거시설에 대한 법적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의 정서함양과 국토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다차나 독일의 ‘클라인가르텐’(작은 정원) 같은 모델이 나왔으면 한다. 한중기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