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X-Y 이론과 경영관리방식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X-Y 이론과 경영관리방식
  • 경남일보
  • 승인 2024.02.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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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을 두고, 선천적으로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에 대한 관점은 윤리학적으로 성선설과 성악설, 그리고 성선악혼설(性善惡混說) 또는 선악겸비설로 구분 짓곤 한다. 성선설은 인간의 본성이 선천적으로 선하다는 관점으로, 대표적 사상가로 맹자(孟子)와 루소(J. J. Rousseau)를 들 수 있다. 성악설은 인간본성이 선천적으로 악하다는 입장으로 대표적 사상가로는 순자(荀子)와 기독교의 원죄론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성선악혼설 또는 선악겸비설은 인간의 본성은 선하기도 하며 악하기도 하다는 관점으로, 중국 후한의 사상가 왕충(王充)이 주장하였다.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이 혼재하는 상황이며, 환경에 따라서 선이 좀 더 우세한 성향이 될 수도, 악이 좀 더 우세한 성향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인간본성에 관한 관점이 어떠하냐에 따라 교육철학과 교육제도가 달라지고 나아가서는 경제제도나 법제도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정책과 제도들마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선천적으로 선한 존재라면 그 선한 본성이 계속 유지되는 사회가 되려면 그에 걸맞는 교육철학과 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반대로 성악설은 인간이 천성적으로 악한 존재일지라도 교육을 통해서 선한 사람으로 변화시키고 육성시키는 교육철학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선악혼설에서는 환경에 따라 선과 악이 우세한 성향이 나타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악성을 개도하고 선성을 확대 증진 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제도와 환경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950년대 들어 미국의 경영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산업현장 차원에서 인적 자원(사람)을 관리함에 있어서, 인간의 본성에 따라 경영관리 철학과 관리방식이나 제도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MIT 대학(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의 교수를 거쳐 안티오크 대학(Antioch College)의 총장을 역임한 심리학자 맥그리거 (Douglas McGregor)는 산업 현장에서 관리자나 기업 경영자가 취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관점을 두 가지 가정으로 전제하면서 X이론(Theory-X)과 Y이론(Theory-Y)으로 명명하였다. 물론 후세 학자들은 검증되지 않는 주장으로, 단지 ‘가정’에 불과하다고 보아 X-Assumption, Y-Assumption으로 부르기도 한다.

X이론의 관점은 일반적으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일하기 싫어하며 가급적 일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아랫사람들을 강압적으로 통제하고 명령해야 하며 처벌의 위협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X이론에 근거한 관리자나 지도자는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성실하게 자율적으로 일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타율적 관리와 강압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강압적 통제를 통한 전제적 리더십이나 전제적 경영방식을 채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Y이론은 인간은 일하기 좋아하고 심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놀이나 휴식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창의력을 발휘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으며, 여건이나 환경의 제약으로 말미암아 지적 잠재능력의 일부밖에 활용하지 못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Y이론의 관점이나 철학을 지닌 관리자나 지도자는 자율적 분위기와 참여적 경영관리 방식이 보다 나은 경영성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점을 견지하면서 자율적 근무환경과 참여적 경영관리방식을 채택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국내 일부 학자들은 강의시간에 또는 저서에서조차 X이론은 성악설적 입장이고, Y이론은 성선설적 입장이라고 설명하거나 기술하고 있지만,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이해와 X이론과 Y이론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일하기 싫어하거나 자율적이지 못하고 책임지기 싫어하면 나쁜 사람 또는 악한 사람이라고 낙인찍을 수 없기 때문이고, 반대로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기 좋아하고 자아실현을 중시하며 자율적 근로환경을 좋아하는 사람은 바람직할 수는 있으나, 좋은 사람 또는 선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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