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파리 농업박람회가 주는 메시지
[경일춘추]파리 농업박람회가 주는 메시지
  • 경남일보
  • 승인 2024.02.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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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김영우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문화(culture)는 ‘재배하다’는 뜻의 라틴어 쿨투라(cultura)에서 유래했다. 어떤 작물과 짐승을 키우는가에 따라 삶의 양태가 달라지고, 이는 문화적 DNA를 결정하게 된다. ‘들판(agri)에서 재배한다’는 뜻을 지닌 농업(agriculture)은 작물에 따라 고유한 농경문화를 만들게 된다. 벼농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농경문화는 세시풍속에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3월 3일까지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는 농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1844년 가축 경연대회에서 유래한 이 박람회는 1964년부터 일반에게 공개돼 올해 60주년을 맞이했다. 축구장 20개 넓이의 전시장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국민건강, 식량주권, 유기농업, 탄소중립 등에 대한 다양한 세미나와 함께 △축산물 △작물·식물·원예 △국내외 제품 △농업 서비스 및 무역의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이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수많은 종자와 수 천마리의 양, 소, 돼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마다 축산업을 대표하는 ‘올해의 소’로 선정된 뮤즈(Muse)는 홍보대사가 되며 관람객들에게 사진으로 추억을 남긴다. 미래의 농업인을 키우기 위해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알차다. 농장을 둘러보고 수의사와 질의응답도 하며 수많은 채소의 특성을 알아보고 다양한 요리를 맛보게 한다. 이런 인기로 인해 해마다 수십만 명이 몰려오고 올해는 70만 명의 유료관람객을 예상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어느 나라나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었고 농촌은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오늘날 산업화로 인해 농업의 비중은 급격히 줄어 들었지만 농업 선진국들은 농촌을 잘사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프랑스는 2022년 기준 농업인구가 0.7%에 불과하지만, 농업생산은 GDP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수많은 종류의 치즈와 와인 등의 농산물로 연계된 문화적 정서를 공유하고 농업국가임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긴다.

진주에서도 11월이면 국제농식품박람회가 열린다. 우리 농업의 현실과 미래농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첨단농업기술과 체험형 박람회로 운영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전통문화체험과 부대행사는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우리의 벼농사 중심의 농경문화를 보존하고 더 나아가 선진농업국에서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또한 친환경과 유기농을 중심으로 농업의 효율성에 대한 심도 있는 정책 방안과 지원책을 위한 마련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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