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우리나라 마늘이야기
[농업이야기]우리나라 마늘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24.02.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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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에서 2021년 창녕갈릭버거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2초에 1개씩 팔리며 조기 품절 사태가 일어났는데, 마늘의 민족이라 불리는 한국에 딱 어울리는 기록이 아닐까 싶다. 2021년 기준 한국인 1명당 마늘 소비량은 7.1kg에 달하는데, 세계 평균이 0.8kg 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만큼 마늘을 많이 먹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이는 건국 신화에서도 잘 보여준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으로 환생케 해 달라고 빌었더니, 환웅은 “동굴 안에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고 마늘과 쑥을 먹으면 사람이 되리라” 하였고, 이를 지킨 곰은 웅녀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이 건국 신화에서 알 수 있듯이 마늘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친밀한 작물이다.

마늘은 세계적으로 기원전 4000년경 이집트에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에게 먹였다는 기록과 함께 오랜 역사를 가진 작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후 마늘의 이용에 대한 많이 기록이 남겨져 있으며, 이러한 마늘은 삼척, 단양, 서산, 의성 등지에서 지금도 재래종으로 재배되고 있고 1960년 이후 생태형에 맞게 한지형이라는 마늘이라 하여 남쪽에서 주로 재배되는 난지형과 다르게 분류되고 있다. 난지형 마늘은 창녕, 남해, 고흥 등 따뜻한 남쪽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외국에서 도입된 마늘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지형 마늘의 특징은 마늘이 단단하고 상온에서 저장성이 좋으며 매운편으로 6쪽 마늘로 알려져 소비되고 있다. 난지형 마늘은 한지형 마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떨어지며 덜 맵고 속 쪽이 많아 소비자의 외면을 받다가, 최근 트랜드의 변화에 의해 매운 음식 보다는 덜 매운 쪽으로 젊은 층의 선호를 받게 되어 면적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었다. 농가 입장에서도 한지형 마늘 보다 난지형 마늘의 수량이 많기 때문에 재배를 선호하게 되었다. 또한 마늘 쪽 하나하나 껍질을 벗기는 보다는 최근 기계적으로 껍질을 벗길 수 있는데 난지형 마늘이 한지형 마늘보다 잘 벗겨지기 때문에 중간 유통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마늘이 우리나라 대표 양념채소로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재래종 한지형 마늘, 도입종이 주를 이루는 난지형 마늘 각각 또는 상호간의 교배를 통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대표할 품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마늘 고유의 생리적인 특성에 기인하는데, 마늘의 꽃대에 해당하는 마늘종이 올라오면 그 끝에 총포라고 불리는 작은 꽃주머니에 화아와 주아가 함께 존재한다. 그러나 주아가 성숙하면서 화아가 퇴화되고, 주아를 제거하여 화아가 꽃을 피운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마늘은 정상적인 꽃가루가 형성되지 않아 교배를 통한 품종개량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생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특성을 가진 유전자원을 많이 도입하여 다양한 유전자 풀(Pool)을 만들고, 식물체 돌연변이 유발 등을 이용해서 좋은 품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의 변화된 기후에서도 생산성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일손 부족의 대안이 될 수 있게 재배작업이 쉬운 마늘 품종이 꼭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기계화 작업에 잘 적응 될 수 있는 특성도 필수적이다. 전 세계에서 마늘을 가장 사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우리 품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새로운 육종 소재를 찾아가는 것이 임무이지 않을까?



백주희 경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지방농업연구사

 
백주희 경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지방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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