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 경찰·소방·이웃주민이 살렸다
일가족 4명, 경찰·소방·이웃주민이 살렸다
  • 문병기
  • 승인 2024.03.0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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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중독 가족 구조 ‘합심’
조부모·손자 모두 생명 지장 없어
주민신고·신속 대응 참사 막아
“조금만 늦게 발견했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경을 헤매던 일가족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이웃주민과 경찰, 소방당국이 살렸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주민의 신고와 출동한 경찰의 경험에서 오는 직감과 침착한 대응이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되살려 낸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께, 사천시 곤면명 삼정마을에 사는 A씨 일가족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웃주민의 다급한 목소리가 사천경찰서 곤명지구대로 신고가 접수됐다.

이 주민은 “오전에 전화를 하니 머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오후까지 출입문도 잠겨 있고 전화도 안 받는다”고 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직감한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주맥 황토방의 출입문은 물론 현관문 등 모든 문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출동한 119대원들과 함께 상황파악에 나섰다.

해당 주택은 외부 출입 흔적이 없는 상태에서 A씨 등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시도하자 인기척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미세하게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를 들었다.

긴급한 상황임을 경험을 통해 느낀 경찰은 창문을 깨고 실내로 진입했다. 황토방 내부에는 집주인 A씨(71세·남)와 아내 B씨(69세·여), 그리고 손자 C군(7세·남), D군(5세·남)이 쓰러져 있었다. 당시 B씨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며, A씨와 손자들은 쓰러진 채 호흡 곤란과 구토, 어지러움을 호소하던 상황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가족 구조 후 경상국립대학교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려 했으나 정부의 의과대학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인해 “담당할 의사가 없다”는 소식을 접했다.

촌각을 다투는 심각한 상황에서 이들은 일산화탄소 등 가스 중독 치료가 가능한 경상대병원(2명) 삼천포서울병원(1명)과 순천성가를로병원(1명)으로 이송해 응급조치를 받았다.

현재 의식을 잃었던 B씨도 깨어났으며, A씨와 손자 C, D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회복됐다.

경찰에 따르면 손자들은 사고 발생 3일전 할아버지 댁에 놀러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황토방에 평소보다 많은 불을 지폈고 흐린 날씨 탓에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실내에 가득 찬 것이 사고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자칫 소중한 생명들을 모두 앗아갈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면서 “다행히 이웃주민의 신고와 신속한 대응으로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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