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적 문화조류를 형성해가는 K-웹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적 문화조류를 형성해가는 K-웹툰
  • 경남일보
  • 승인 2024.03.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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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시각 예술의 일종으로, 아이디어를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매체이며 종종 텍스트나 다른 시각적 정보와 결합된 예술의 한 영역으로서 소설과 그림을 융합한 종합예술로 평가된다. 이에 비해, 애니메이션은 문자 그대로 만화와 그림과 같이 정적인 매체에 목소리와 역동성, 배경음을 넣는 예술 분야, 또는 그 분야를 이용해서 촬영한 영화를 말한다.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실물의 세계 또는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2D·3D·CG·스톱모션 등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이용하여 가공함으로써 움직이는 이미지로 창출하는 영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미디어 이용의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짐에 따라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콘텐츠를 읽는 행위가 보편화된 환경으로 바뀌자,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각광을 받게 되었다. 바로 웹툰(Webtoon)이다. 어원은 World Wide Web(웹) + Cartoon(만화)으로, 1999년 초 개국한 아마추어 만화작가들의 만화를 인터넷에서 서비스하는 인터넷만화방송사이트인 애니비에스(AniBS)에서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 이후 2000년대에 웹툰이라는 용어 자체는 대중화되었고, 웹툰이라는 용어는 청주교육대학교 한정혜 교수(애니비에스 기술고문)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용어 생성 당시에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애니메이션 만화나 만화책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cartoon이라고 불렀다. 웹툰으로 작명한 이유는 comic보다 cartoon이 웹이랑 잘 맞았으며, 웹으로 만화서비스를 하는데 짧은 만평부터 만화까지 널리 포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국내 웹툰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 사업자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2003년 1월, 다음이 ‘만화 속 세상’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스타 웹툰 작가 강풀을 앞세워 기존 웹툰에서 보기 힘든 서사적 구조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웹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과 동시에 웹툰의 유료화에 물꼬를 틀기 시작하였다. 이어 네이버도 2004년 ‘네이버 웹툰’ 서비스를 출시하고 ‘베스트 도전’ 등의 코너를 통해 지속적인 콘텐츠 발굴에 앞장서는 등 포털 사업자가 웹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제 웹툰은 기존 에피소드식 짧은 구성에서 진화해 판타지, 액션, 순정을 비롯한 시대극까지 장르를 아우르며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작품 내에서 독자들에 의해 회자될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남녀노소를 불문한 다양한 연령층에서 폭넓게 소비되고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 네이버, 카카오, NHN(Next Human Network) 엔터테인먼트(한게임)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웹툰 연재 시스템도 덩달아 수출되어 세계 만화시장도 디지털 만화 위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업체들이 중국 만화사이트들과 제휴관계를 맺으며 웹툰을 상호간 수출입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웹툰 연재 시스템도 한국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마인어권 국가와 영어권, 대만,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2010년대에 라인과 NHN과 다음카카오의 진출로 한국식 웹툰 연재시스템이 도입되어 많은 작품들이 배출되었다. 네이버 웹툰 서비스는 이미 100여 개국에서 웹툰 1위 자리에 올라있다.

NHN은 일본 지사인 NHN PlayArt에서 2013년 10월부터 comico라는 스마트폰용 웹툰 애플리케이션을 런칭했는데, 일본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으면서 2014년 9월 기준으로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었다. 만화(망가)대국인 일본마저도 기존의 오프라인 만화잡지와 단행본 시장이 전성기와 비교해 반토막이 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화가 후진성을 면치 못한 상황 속에서 만화계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국의 다음 웹툰이 2003년 2월에, 네이버 웹툰이 2004년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에 비해, 일본의 대형 출판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인터넷·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코단샤(講談社)가 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한 것이 2014년 4월 9일이니, K-웹툰과는 경쟁상대가 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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