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위기를 딛고 일어설 경남 단감
[농업이야기] 위기를 딛고 일어설 경남 단감
  • 경남일보
  • 승인 2024.03.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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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지방농업연구사
봄의 온기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싱그러운 목련의 화려한 꽃망울이 터지며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이 광경은 마치 자연이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단감 농가에서는 이 시기를 올 한해 새로운 농사의 시작으로 삼고 있다.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것이 단순한 일상의 일부가 아닌, 더욱 향긋하고 아삭한 단감 열매를 가득 맺히게 하는 기도와도 같다.

단감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우리 정서와 깊이 어우러진 경남의 대표적인 특화 작물이다. 최근 수입 과일의 증가로 인한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단감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경남 지역의 기후가 단감 생산에 매우 적합하며, 농민들의 뛰어난 재배 기술 덕분에 고품질의 단감을 꾸준히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은 단감 농가에게 전례 없는 도전의 해였다. 5월부터 시작된 잦은 강우와 9월의 이상 고온은 경남 지역 단감 재배지의 약 40.7%에서 탄저병 발생을 초래했다.‘농업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이로 인해 수확량은 평년 대비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감 농가에게 큰 경제적 손실을 끼쳤으며, 앞으로의 농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탄저병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회유황 살포부터 시작하여 탄저병에 등록된 농약을 작용기작을 바꿔가며 살포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장마기 전·후의 방제는 병원균 밀도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폐과원의 존재는 인근 단감 농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최소한 경계까지는 함께 방제해 주는 것이 탄저병 피해 최소화에 유리하다.

최근의 이상 기후 현상은 농업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한파, 폭염, 강우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생리장해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해충의 발생과 피해를 증가시키고 있어, 한치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농업 현장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탄저병이 큰 문제였지만, 올해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병해충이 발생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농가들은 농업 환경에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연구자들 역시 현대 농업 기술과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병해충 예방과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는 단순히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풍요로운 농촌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상남도의 단감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의 단감으로 자리 잡기까지, 우리는 여러 번의 위기를 마주했고, 그때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그 위기들을 하나하나 극복해왔다. 지금 마주한 이 위기도 결국 우리는 이겨낼 것이다.

이석민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지방농업연구사

 
이석민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지방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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