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계 무조건 현장 복귀, 정부 한발 물러서야
[사설]의료계 무조건 현장 복귀, 정부 한발 물러서야
  • 경남일보
  • 승인 2024.03.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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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라는 속담이 있다.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둘러맞춘다는 뜻이다. 지금 의료대란을 맞고 있는 우리나라가 그 짝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의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로 빚어진 의료대란 사태가 갈수록 악화일로다. 여기에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에 들어가고, 의대교수들 마저 집단행동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군의관이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빚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에 긴급 투입됐다. 경남도 등에 따르면 창원, 산청 등 15개 지역에서 공보의 17명이 차출됐다. 도내 상급병원인 경상국립대병원에는 7명의 공보의와 1명의 군의관이 배치됐다고 한다. 하나 이같은 조치는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조치일 뿐이다. 공보의들이 본격적으로 진료에 나섰지만 의료 공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임시로 배치된 인력인데다가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인 이들이 상급병원에서 진료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공보의가 차출된 곳에 또다른 의료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차출되지 않은 공보의가 당분간 차출된 공보의 업무를 맡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기화되면 결국 상급병원도, 공보의가 차출된 지역에서도 의료공백 사태를 맞게되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된다.

향후 벌어질 상황에 대한 대책도 없이 밀어부친 정부나 국민의 생명권을 갖고 무모한 집단행동을 벌이는 의료계 모두에 대해 분노가 극에 달해 있다. 사람의 생명 보다 더 높은 가치는 없다. 전공의는 무조건 의료현장에 복귀해 주길 당부한다. 정부도 임시방편까지 동원하며, 강경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한발짝 물러서는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싸우면 모두가 공멸이다. 현장복귀 후 협상할 때 국민들은 의료계를 편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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