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교육균형 발전 위한 공약을 기대해 본다
[경일시론]교육균형 발전 위한 공약을 기대해 본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3.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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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지역균형발전은 어느 정권에서나 공약에 넣고 실행을 하고자 하지만, 번번이 수도권의 기득권세력에 발목이 잡혔다. 그나마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국에 혁신도시를 설치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의 의지를 다졌다. 수년이 지난 지금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방 대학생들이 인재 할당제에 따라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에 취업을 하고 있고 지역을 발전시키고 있다. 지방소재 대학생들이 더 많이 취업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재할당제 30%에서 20% 더 높이고, 더 높인 20%는 비수도권에 있는 대학생들이 경쟁하여 취업할 수 있는 방안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대학 생활을 할 때 지금의 거점대학들은 수도권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수도권대학에 비해 거점대학들의 수준이 뒤떨어진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와 대학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정권에서 부산대학 공대는 기계로 특성화되었고, 경북대는 전자, 전남대는 화학공업으로 특성화돼 기계를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수도권 대학이 아닌 지방에 소재하는 부산대학으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경북대학으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전남대학으로 진학해 그 분야의 우수한 기술자가 되었고 지역에 자리 잡아 지역 발전의 마중물이 되었다.

지금도 그 영향을 받아 창원과 거제의 기계와 조선, 구미의 전자, 그리고 여수 여천의 화학공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끈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모두가 교육의 균형발전 덕분이다. 지역의 우수한 인력이 그 지역대학을 졸업하고 그 지역에 취업하면서 지역 경제를 이끌었다. 지금은 어떤가? 지역에 있는 큰 기업들의 연구소는 지역에서 우수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수도권으로 연구소를 옮기고, 수도권에서 인력을 선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있는 대학들은 우수인력 확보에 힘이 들고, 신입생 선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악순환은 지역에 좋은 대학이 없고, 좋은 일자리가 없는 데서 시작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학 시스템은 4년제 연구 중심대학을 통해 공공성과 기회균등의 우수한 대학체제를 구축하며, 여러나라에서 벤치마킹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은 도시의 위치에 따라 10개의 캠퍼스로 구축돼 있는데, 로스앤젤레스에 있으면 UC-LA, 버클리에 있으면 UC-버클리 등으로 도시 이름을 붙임으로 대학 서열의 위화감을 없앴다. 캘리포니아 대학 체제 속에 있는 10개 대학중 세계 100위권 대학에 7개나 포함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공계가 강한 일본에서는 전국에 국립대학들이 우리나라와 같이 분포되어 있다. 장기침체가 20년이상 계속되었지만, 세계 3위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공계 명문대학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9명 배출한 도쿄대와 도쿄공대를 제외하면 비수도권 대학이다. 8명을 배출한 교토대, 나고야대, 홋카이오대 그리고 도호쿠대 등이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들이다. 우리나라도 지방에 있는 거점대학들을 서울대학 같이 예산을 대폭 지원해 특성화시켜, 지방 서울대학을 만들 필요가 있다. 예를들면 우주항공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과 농업바이오를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다.

얼마전 글로컬대학이 선정되고 5년간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액수와 기간을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연속성 있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거점 국립대학들이 연구 중심대학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에 있는 사립대학들이 교육중심과 직업중심교육 그리고 평생교육체제로 전환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 4월 10일이면 앞으로 4년 동안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일꾼을 뽑게된다. 여기저기에 교통지옥을 해소하기 위해 다리를 만들고,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고 하는데 좀 더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균형발전을 통해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해법을 찾는 좋은 교육 공약과 실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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