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주항공 도시 대표 기업의 신뢰 문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출퇴근 버스 업체를 선정하면서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논란에 휩싸였다고 한다. 직원 출퇴근 차량 운행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지난 2월 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운행 업체를 새로이 선정하는 과정이 석연찮았다는 이야기다. 기존 운행업체를 배제하고 다른 특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짜맞추듯 무리한 절차를 이행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이다.

이 회사에서 입찰공고를 내자 기존 운행업체를 비롯하여 3개 업체 컨소시엄이 응찰했지만 이 중 2개 업체가 자격에 미달했다. 이로써 지난달 재공고를 냈고, 기존업체가 아닌 업체들 컨소시엄이 최저가를 써 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컨소시엄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 하는 사실이 밝혀져 이미 탈락된 기존 운행업체를 다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한다. 그래놓고 최종적으로는 자격요건이 안 돼 제외시키는 듯했던 최저가 응찰 컨소시엄이 계약을 하게 되었다. 기존 업체는 최초 응찰에서 탈락했다가 다시 우선협상대상자로 통보를 받고, 최종적으로는 결국 탈락하게 됐으니 우롱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 기업의 통근버스 운행 업체 선정 입찰 ‘잡음’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질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KAI는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의 대표 기업이면서 또한 사천을 비롯한 서부경남 지역을 우주항공도시로 만들고 있는 대기업이다. 이 기업을 중심으로 숱한 중소기업이 생겨나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 기구인 우주항공청이 곧 들어서는 등 사천 지역은 항공우주 산업 도시로 일대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이런 터에 그 중심에 서 있는 유일의 대기업이 사소하다 할 수도 있는 이런 문제로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잃어서야 되겠는가.

직원 통근버스 운행업체 선정 과정의 석연찮은 의문이 무슨 실정법 위반 사안이 되는지 여부는 여기서 언급할 일이 아니지만 KAI로서는 사소하다면 사소한 이런 일로 신뢰에 흠집을 내서는 안 된다. 조금의 잘못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잘못이 없다면 없는 대로 한 점 의혹 없이 설명하여 이미지에 조금의 손상이라도 입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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