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도 한창 익어가는 한나절 우포에 와서 뻐꾸기 노래를 듣는다. 여러 식물의 꿈틀거림과 물고기, 논고동, 소금쟁이의 껌뻑거림을 듣는다. 가래 노랑어리연, 개구리밥, 가시연, 고마리, 꽃다지, 닭의장풀, 가새뽕나무, 갯버들 등 늪 안쪽과 늪 바깥쪽에 있는 모든 것들의 대화는 단절 없이 1억 4천여 만년을 이어져왔다. 인간이 훼손하지 않는 이상,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그들은 앞으로도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우포에는 무수한 시기와 질투의 매로 후려치는 거센 바람과 폭우도 있었고, 천둥번개의 성난 눈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늪을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3-06-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