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0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4.26(금)4.25(목)4.24(수)4.23(화)4.22(월)4.19(금)4.18(목)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호우시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호우시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호우시절빗방울 하나가 바닥을 칠 때아픈 것들은 아픈 것들끼리떨어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부둥켜안는다더 이상 내려갈 곳 없을 때까지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이기영(시인)삶에 있어서는 역시 바닥론(論)이다. 더군다나 이번엔 계단 바닥이다. 작달비 오는 날, 찻집인 듯한 계단이 시인의 렌즈에 마치 국지성 호우를 만난 듯한 상황으로 포착된다. 빗방울 하나로 시작된 화자의 사유가 파편으로 멈춰 필사적으로 견디며 오르내리는 우리 세상살이를 집중하는 것이다. 통째 바닥을 쳐본 사람이라면 평등이라는 화두에까지 이른 시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1-11 09:01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붉은 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붉은 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붉은 끈다섯 식구 한 묶음저렇게 단란한 가족으로 산 날이 언제던가지금은 잊혀가는 기억만큼 느슨해진 끈서로 흩어져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나석중(시인)생존의 방식에서 ‘가족’이란 혈연을 묶는 붉은 끈이다. ‘단란’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렸던 가족이란 말. 두레밥상이 동화처럼 떠올랐다 순간 해체되는 듯한 디카시다. 더듬어보면 멀덕국에 숟가락이 부딪혀도 그저 서로의 얼굴반찬으로 족했던 식탁이 있었지. 하지만 ‘따로따로, 각자’라는 말이 익숙해버린 지 오래지 않은가.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마치 위기의 사람들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1-05 08:57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호접지몽(胡蝶之夢)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호접지몽(胡蝶之夢)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호접지몽(胡蝶之夢)대웅전에 부처 뵙고 나오니신발에 부처가 앉아 계셨네.똑바로 걸으라는 뜻신발도 나비도 저 손도 이음이라사는 것이 한바탕 꿈이라더니.-이용철(시인)중국 장자(莊子)편의 ‘호접지몽’이다.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유유히 날아다니다 문득 깨어 보니 나비가 아니라 분명 장주 자신이 아닌가. 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된 건지 원래 나비인데 꿈속에서 장주가 된 건지 알기 어렵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그 사이에 어떤구별이 있다는 말인지. 물아의 구별이 없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0-27 09:46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부부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부부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부부둘이 한 곳을 바라보며 걷는 저꽃 같은 삶을 보라저, 어여쁜 평생을 보라!둘레가 다 자잘하게 피는 행복이다- 손수남(시인)여기, 가을 들판이나 산기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부쟁이가 시가 되었다. 시란, 알고 보면 ‘무엇을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쓸 것인가’가 관건이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은 마음이란 게 있어서 시인이여, 불쑥 속살의 마음을 보이기 마련인가. 겹친 듯 어우러져 마치 한 곳을 바라보는 듯한 이미지를 통해 평생을 꽃처럼 살고자 했던 그대와의 그때가 잠시 오버랩되는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0-21 11:50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구름類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구름類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구름類흘러가는 것들 사이에틈이 있다그 안에서 부화되고 싶다깃털 달린바람의 사생아로,- 정다인(시인)최근 ‘창작은 편집이다(editology)’라는 말이 있다. 세상의 모든 창작은 이미 존재하는 것들로 구성하고 해체하며 재구성한다는 의미다. 시인은 언제나 좋은 시를 쓰기 위해 갈망하는 사람. 낯선 문장을 찾아 나선 시선이 저 구름에 머무를 때, 공중은 바람에 의해 변화무쌍한 구름 이미지로 가득하여서 이 또한 재편집의 결과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흐른다는 건 움직인다는 것이며 살아 있다는 증거겠으나 자기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0-14 13:01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