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가포신항 '혈세 먹는 하마' 되나
창원 가포신항 '혈세 먹는 하마' 되나
  • 이은수
  • 승인 2013.03.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 개장 앞두고 준비부족…적자운영 불보듯
오는 7월 개장할 예정인 창원시 마산가포신항만이 선사유치 등 준비부족으로 혈세를 잡아먹는 하마가 될 처지에 놓였다.

24일 창원시와 마산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개장 100일을 앞둔 지금 마산 아이포트, 창원시, 마산해양항만청 등이 부두 운영사와 선사를 유치하지 못해 컨테이너 및 일반화물의 물동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신항이 활성화 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컨테이너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속하고 있어 앞으로 활로를 위해서는 중량화물 부두로의 전환이 대두되고 있는 데다가 내부적으로 금융문제 및 운영방식 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방향을 정하지 못해 가포신항이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3100억 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된 가포신항만이 착공 7년여 만인 오는 6월 27일 준공, 7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기존 마산항 인근에 안벽 1300m, 면적 40만 9000㎡ 규모로 건설된 가포신항만에는 20피트 컨테이너 2000개를 싣는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 2개, 3만t급 다목적 부두 2개 선석, 관리부두 등이 있다.

사업시행자인 마산 아이포트㈜는 부두 시설을 준공과 동시에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50년간 무상 사용 및 운영권을 갖는다.

2004년 6월 국토해양부는 가포 신항만 건설을 위해 마산 아이포트와 협약을 맺으면서 부두 운영 개시일부터 14년간 적자분을 보전해 주기로 약속했다. 선사 유치 여부와 물동량 확보율 등에 따라 적자분의 65~90%를 보전한다는 것이다.

당시 예측한 연간 물동량과 그에 따른 민간사업자의 수익 금액은 운영 기간에 따라 15만 6000~37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100억~300억원 사이다. 그런데 물동량이 이 예측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컨테이너 물량은 더욱 사정이 나쁜 편이다. 마산항의 10여 개 부두를 합친 전체 컨테이너 물량은 지난해 8470TEU로 5년 전인 2007년(2만 9468TEU)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작년 물량은 수요 예측치의 18분의 1에서 4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마산항의 컨테이너 물량이 가장 많았을 때는 5만6000TEU에 달했다.

그러나 2006년 엄청난 규모의 부산 신항만이 개장한 이후 ‘구멍가게’ 격인 마산항의 물량은 계속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마산해양항만청의 설명이다. 현재 마산항의 컨테이너 물량은 일본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정기선 한 척이 싣고 내리는 것뿐이다.

화주 대부분이 부산 신항만을 선호하는 바람에 가포 신항만이 수요 예측치에 근접하는 컨테이너 물량을 유치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가포신항만의 적자 운영은 불을 보듯 뻔해 많은 정부 예산이 MRG 비용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마산 아이포트 측은 현재 운영사를 희망하는 업체 두 곳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하고 5월 중에 결정이 되면 물량 확보에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적자가 불가피하겠지만 일반화물을 많이 유치해 적자분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산해양항만청 관계자는 “MRG방식의 경우 예측대로 되지 않을 경우 손실보전 등 위험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컨테이너 물량대신 중량화물을 늘이면 활성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신항도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닌 만큼 단기간에 판단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