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 편지' 1년 후 도달할 기별에 설렘
'느림 편지' 1년 후 도달할 기별에 설렘
  • 여명식
  • 승인 2013.09.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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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동정호 옆 악양루에 우체통 설치
16일 오후 대하소설 ‘토지’ 속의 서희와 길상을 상징하는 부부송과 알곡이 익어가는 광활한 평사리 들판이 파노라먀처럼 펼쳐진 동정호 옆 악양루.

4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악양루에서 하얀 엽서에 깨알 같은 글을 써 내려간다, 내년에 고 3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평소 하지 못한 말을 글로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북적대던 피서철을 피해 섬진강을 따라 한가롭게 초가을 여행을 하던 중 최참판댁에 들렀다가 우체통을 발견하고 발길을 멈췄다는 것.

이곳 우체통은 비록 1년 후에 도착하는 느린 편지지만 수험준비를 하느라 힘겨워 하는 딸아이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용기를 냈다는 것이다.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 최참판댁으로 가는 길목 동정호 인근에 설치된 ‘사랑의 느린 우체통’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면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동군이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악양면에 느림을 상징하는 아이템의 하나로 지난 5월 이곳 동정호 주변에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가족과 친구, 연인은 물론 미래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편지가 1년 후에 배달돼 그만큼 기다림의 묘미가 있다.

우체통은 빨간색과 파란색 2개가 설치돼 키가 낮은 파란색은 어린이용, ‘사랑의 느림 우체통’은 처음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한 달에 50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군은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빨간색 우편봉투를 제작해 최참판댁 관광안내소 또는 화개장터 관광안내소에서 무료로 배부하며 최참판댁이나 화개장터를 구경하는 관광객은 누구나 이용이 기능하다.

가을이 무르익는 다음달 11일부터 13일까지 이곳 최참판댁 일원에서 토지문학제가 열린다, 문학의 향기에 흠뻑 빠져 가족 또는 연인에게 하동 악양에서 가을의 이야기를 담아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하동 악양 동정호 느림 우체통.
하동군이 1년 후 받아 보는 느림 우체통을 악양 동정호 주변에 설치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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