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왈(曰)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왈(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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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왈(曰)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종심(從心)이라 했던가
묶어 걸고 매단, 꼬인 채 늘어진 실타래 한 올까지

바람벽에 말씀으로 남으셨다

‘살다보면 다 요긴하지’
                                      -박윤우 <왈(曰)>

*종심(從心):‘논어’에 나오는 말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從心所慾不踰矩)’를 줄인 말.



공자께서 이르시길 ‘일흔이 되면 수양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 생각한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는 경지에 이른다’고 했다. ‘수양(修養)’은 지식인들의 몸가짐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크게 배운 바 없어도 스스로 몸소 행하는 바가 반듯하면, 그 수양은 초동급부의 것이라도 사대부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실타래 한 올’만으로도 사물들의 제자리를 보아 앉힐 줄 아는 이 농부의 헤아림 앞에서 예순(이순·耳順)을 훌쩍 넘기고도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이름 하나를 떠올려 본다. 그를 가리켜 ‘동네 반장도 못할 사람’이라 ‘갈(喝)’하신 여든 여덟의 할머니 목소리가 카랑하게 눈을 틔우는 아침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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