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엄마들, 밥솥들고 학교갔다
열받은 엄마들, 밥솥들고 학교갔다
  • 강민중
  • 승인 2015.04.01 14: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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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 첫날 항의나선 학부모들
진주 지수초교…직접 차린 한끼 먹여
▲ 경남도 무상급식 중단 첫날인 1일 오후 진주시 지수면 지수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준비한 음식을 학생들이 먹고 있다. 오태인기자taein@gnnews.co.kr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 첫날인 1일 진주시 지수초등학교 점심시간.

아이들로 붐벼야 할 학교 급식실은 썰렁했다.

반면 학교 건물 뒤편 공터에 솥단지 등 조리시설이 마련되고 천막 아래 펼쳐진 상에는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점심식사가 제공됐다.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교육계 안팎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학교 학부모회 소속 학부모 15명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는 표시로 닭백숙을 조리해 두부, 피망 등과 함께 직접 자녀들에게 배식했다. 이 학교 학생과 인근 중학교 학생 등 70여명이 학부모들이 마련한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이날 소요된 닭 40여마리는 학부모가 기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일(2일)도 학부모가 기증한 자장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수초 학부모 이현환(41)씨는 “아들이 3명이다. 농사짓는 우리가 좌파우파가 어디있나.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다는 마음에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진주시내 일원 각 학교의 학부모들도 경남도의 유상급식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힘을 모았다.

무상급식지키기 진주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1일 시청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의 서민자녀지원 조례안 철회와 경남도의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무상급식을 시행 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유상급식으로 바꾸나. 자식이 있는 부모로서 매우 불쾌한 처사”라고 전했다.

어어 “유상급식으로 바뀌면 학부모는 부담이 커지고 우리 아이들은 정부미나 싼 먹거리로 급식을 하게 될까 불안한 마음이다. 이것이 대다수 엄마마음”이라며 “엄연히 따지면 부모가 낸 세금으로 아이들의 급식을 충당하는 건데 도지사가 사비를 털어서 해주는 것 마냥 예산을 확대했다 삭감했다 하는 것은 무상급식에 대한 원칙과 소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이들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저소득계층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열등감이나 수치심에 남모를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며 “무상급식은 미래세대에 대한 확실한 투자다. 눈칫밥으로 주눅 드는 아이들이 없도록 다시 무상급식이 시행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내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던 756개 학교(전체 학교 990개), 21만 8000여명의 학생들이 이달부터는 급식비를 내고 급식을 먹어야 한다. 10개 군 단위 지역 전체 학교, 8개 시 단위 지역 초등학교와 읍·면 지역 중·고등학교가 대상이다.

6만 6000여명의 저소득층 자녀와 특수학교 학생은 그대로 무상급식 혜택이 유지된다.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더라도 급식비는 매월 12일 전후 징수를 하기 때문에 4월 초순엔 일단 대부분 학생들이 종전대로 급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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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네 2015-04-02 14:25:49
지 자식들 한달 밥값 몇만원 아까우면 굶기면 될것을 별 말도안되는 핑계대면서 배급제하라고 그러네

배따지 2015-04-02 06:58:27
제 돈 한 푼 안내고 밥 먹길 원하시는가? 그래요 솥단지 계속 가지고 가서 밥 해 먹이는 정성도 필요한 거지요. 요즘 엄마들 하는 일 별로 없으신가 봐여.

배따지 2015-04-02 06:58:03
제 돈 한 푼 안내고 밥 먹길 원하시는가? 그래요 솥단지 계속 가지고 가서 밥 해 먹이는 정성도 필요한 거지요. 요즘 엄마들 하는 일 별로 없으신가 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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