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는 시와 음악과 춤으로 표현된다. 필자는 아르헨티나 탱고에 대해 알게 된 순간부터 가슴이 떨리고 설레임 속에 살게 되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땅고 카페’라는 영화에서 “탱고 음악을 듣고도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면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처음부터 탱고라는 춤에 심취하기보다, 탱고 음악에 먼저 빠져들었다. 애절한 탱고 음악은 우리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2002년 서울에서 세계적인 탱고 댄서인 로베르트 루시아로부터 개인레슨을 받았고, 단체 레슨도 수강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마산 출신인 황대현(닉네임 돈황)이라는 영상의학과 의사를 만났다.
그를 만나고 얼마 되지 않아 희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파리에서 국제학회에 참석하여 아르헨티나 탱고 레슨에 참석했었는데, 아르헨티나 탱고 부부댄서가 한국에 오고 싶어한다.”며 “혹시 마산에서 초청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당시 한참 탱고에 목말라 있었던 터라 그 제안을 듣자마자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아르헨티나 부부댄서가 한국으로 오게 된 것이다. ‘2개월 동안 하루에 5시간씩 개인지도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그해 12월 12일 부부 탱고 댄서인 치체와 마르타 선생님이 파리에서 마산으로 오게 되었다.
막상 외국인으로부터 탱고에 대한 개인레슨을 받기 시작해 보니, 의사소통의 문제에 부딪혔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앞이 깜깜했다. 춤은 몸의 움직임을 보고 파트너와 부대껴 가면서 배울 순 있었지만, 일상적인 대화는 전혀 할 수 없었다. 눈짓과 몸짓으로도 안 통하면, 아르헨티나에서 영어 교사를 하고 있는 치체 선생님의 며느리에게 메일을 보내 소통을 도모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춤을 추며 눈짓 몸짓으로 서로에게 잘 적응해 가게 됐다. 그렇게 2개월 간 성공적으로 개인지도를 마친 후 그들은 2003년 2월 아르헨티나로 돌아갔다.
필자는 그들의 몸짓과 탱고에 대한 느낌이 너무 좋아 2003년 6월 다시 마산으로 모시기로 약속했다. 숨 막히는 아름다움과 함께 필자는 점점 더 탱고에 빠져들고 있었다.
박미 (박미탱고클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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