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돌
푸른 돌
  • 최창민
  • 승인 2015.05.28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청암면은 지리산 청학동에서 남으로 4km까지 이어진 하동군 중부의 작은 면이다. 예부터 이 지역을 관통하는 계곡에 청암, 즉 푸른 돌이 많아 그렇게 불렸다. 지금도 청암계곡에는 집채만한 바위서부터 조약돌까지 푸른 돌이 유난히 많다. 푸른 돌 일색인 이곳에 군계일학 하얀 바위가 몰려 있는 아름다운 곳이 있다. 백암동천이라고 부르는데, 푸른 돌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얀 바위가 대우받는 격으로, 그만큼 푸른 돌이 많다는 의미다.

▶1984년 청암계곡 중이· 상이리 일대에 하동댐이 착공되면서 푸른 돌의 운명은 박산이 났다. 댐 건설을 위해 마을 주민들은 가옥과 옥답을 완전히 비워야 했고, 동시에 크고 작은 푸른 돌도 업자를 통해 외부로 팔려 나갔다. 대형 포클레인과 트럭이 동원돼 수백 수천 개의 바위가 도회지로 옮겨졌다.

▶그 푸른 돌은 다 어디로 갔을까. 국립 경상대학교가 가좌동으로 이전하면서 새 표지석이 필요했다. 이때 사용된 돌이 청암에서 나온 돌이다. 현재 대학 정문 오른쪽에 서 있다.

▶최근 김해시가 시청사 표지석을 새로 세웠다. 사용된 돌은 자동차만한 크기로 말(馬) 형상을 하고 있다. 이 표지석 역시 청암에서 나온 돌이다. 어떤 경로로 시청 표지석까지 됐는지 알 수 없지만, 30년 만에 등장한 ‘청암’이 반갑다. 그러나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시 하동댐 건설로 마을공동체가 붕괴되고 지역주민 1000여명이 뿔뿔이 흩어져 청암을 떠났기 때문이다. 최창민 창원총국취재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