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친구끼리 ‘노예각서’에 상습 폭행이라니
고교친구끼리 ‘노예각서’에 상습 폭행이라니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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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경찰서는 함양지역 한 고교 3학년 A군(18)이 이른바 ‘노예각서’를 받고 같은 반 친구인 B군(18)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 수사에 나섰다. B군 아버지는 경찰에서 “A군이 지난달 중순 B군에 작성한 노예각서에는 ‘전화를 하면 무조건 나와야 한다’, ‘방학이 끝날 때까지 자기 말을 충실히 듣는다’, ‘존댓말을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B군 아버지는 “아들이 A군에게 폭행을 당한 것은 지난해 같은 반에 편성된 이후”라며 “그런데도 학교 측은 올해 다시 두 명을 같은 반에 그대로 두어 폭행이 반복되도록 했다”는 주장은 학교측의 방관도 의심된다.

학교폭력은 초기에 파악할 수 있으면 해결하기도 쉽다. 그래서 피해 학생이 마음 놓고 학교 쪽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따라서 평소 학교폭력 문제에 우선순위를 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측과 학생들이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등 여러 처지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바라볼 수 있으면 실제 상황에서 자율적인 조정능력이 생기게 된다. 전문적인 상담교사도 늘려야 한다.

함양의 B군 일기장에 “학교 가기 싫다, 자살하고 싶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별다른 구호수단도 가동되지 않았다면 심각하다. 피해 학생이 폭력당한 사실을 호소해도 사건을 숨기거나 축소하려고만 하는 학교와 교사들이 있다면 책임이 크다. 폭력의 위험에 빠진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간 교육청 당국은 입만 열면 학교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했지만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함양 고교의 폭력사건은 학교측과 학생들이 내용을 알고 방관을 했는지 경남도교육청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 고교친구끼리 ‘노예각서’에 상습폭행이라는 믿기지 않은 학교폭력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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