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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어미의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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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3  21: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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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어미의 손짓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어미의 손짓


어디를 가도 불안한 자식

어미가 집으로 인도하는,

눈에 보이지 않은 끈으로

잡고 있는 아들

내 눈과 입속에 들어있다

-정이향(시인)



삼월이지만 아직 봄의 초입은 을씨년스럽고 불안하기만 하다. 계절의 경계를 잘못 짚은 몇몇 철없는 꽃망울이 속절없이 변을 당하기도 하는 이맘때, 마우스 브리딩(mouth breathing)을 연상케 하는 디카시 한 편을 마주하게 된다. 갓 부화한 새끼들을 제 입속에 넣어 기르는 ‘시크리드’라는 열대어가 그 예다. 불안이 날로 가중되는 사회 속에서 차마 뱉지도 삼키지도 못하고 영원히 입안에 머금을 수밖에 없는, 자식을 지키기 위한 어미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이 땅 어미들은 태어날 때부터 새끼를 향해 온몸이 열리는 막강한 칩이 꽂혀 있는 건 아닌지. 눈, 입, 귀를 포함하여 언제라도 돌아오면 물릴 젖가슴이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끝내 삼킬 수 없는 노래의 목젖’(유하)이다. 늘어진 어미의 젖가슴에 핑 꽃물이 도는 봄날이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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